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 아라비아 부호의 아들이었다. 자금줄이던 빈 라덴이 사망했으니 알 카에다는 돈이 없어 조직 운영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2일(현지시간) 빈 라덴의 사망에 따라 알 카에다의 보복 테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알 카에다가 빈 라덴의 돈 없이도 운영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에 발간된 9.11 테러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알 카에다 한 조직원은 "지하드(이슬람의 성스러운 전쟁)를 수행하려는 형제들은 반드시 2가지를 갖춰야 한다"며 "자기 자신과 돈"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보고서의 첫 장은 알 카에다가 어떻게 현금을 모아 전세계 조직원들을 움직였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이 부분에서 알 카에다의 재정망이 "조직 자체와 작전 수행, 조직원 등을 지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조사위원장을 지낸 토머스 킨 전 뉴저지주 주지사는 "조직원을 훈련하고 이동시키며 장비를 구입하는데 돈이 들기 때문에 테러 조직은 자금 조달 없이는 운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알 카에다는 자금난에 빠질 것인가.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포춘의 칼럼니스트 케이티 베너는 빈 라덴의 사망이 알 카에다의 재정 건전성에 아무런 타격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9.11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빈 라덴은) 개인적인 재산이나 사업 네트워크를 통해 알 카에다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조사보고서는 또 "알 카에다는 9.11 테러 전에도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외부에서) 조달 받아 사용하고 있었다"며 "빈 라덴은 유산 받은 자산이나 기업 재원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빈 라덴이 알 카에다의 자금줄이란 환상은 깨지지 않아왔다. 이는 빈 라덴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 대주주의 아들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1980년대에 알 카에다 설립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또 유산을 종자돈으로 알 카에다를, 뉴욕타임스(NYT)의 표현을 빌자면 "테러를 전세계에 수출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9.11 테러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알 카에다는 2004년 무렵에 이미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여러 개인들과 이슬람 사원, 동정적인 종교 지도자들이 기부한 돈과 자선단체 같은 비정부 기구의 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또 정보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운반책을 통해 조달된 돈은 빠르게 조직원들에게 배분되기 때문에 알 카에다의 자금망을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 후 알 카에다의 돈줄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은행들에 대해 고객의 신원을 파악하고 고객의 특이한 거래를 보고하도록 했다.
킨 전 주지사는 미국 재무부가 권한을 이용해 알 카에다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러는 그치지 않고 있다.
킨은 이에 대해 "알 카에다가 현재 하고 있는 일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조직원을 모으는 것 같이 큰 돈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며 "9.11 테러 같은 대형 테러에도 최대 50만달러밖에 돈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죽음이 알 카에다에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타격을 가할지 몰라도 생명줄인 자금줄을 끊어놓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