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개미는 이제 쉬고 싶다

[내일의전략]개미는 이제 쉬고 싶다

엄성원 기자
2011.05.17 17:06

한층 뚜렷해진 조정 분위기 속에서 2100선이 1차 저항선이 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2100선을 위협받았다. 16일 장중엔 2097까지 밀렸고 17일엔 2092까지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모두 종가는 2100선 위에서 결정됐다.

2100 방어는 전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힘이다.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면 개인이 반대 매수를 펼쳐 낙폭을 줄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4일 동안 개인은 순매수세를, 외국인은 순매도세를 견지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예상한 심리적 저항선이자 60일선이 위치한 2070~2080을 목전에 두고 예비고사가 치러지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거래를 2070(종가 기준)으로 시작했다. 현재 60일 이동 평균선은 2076이다.

◇ 외인 매도 주춤, 시장 안정 디딤돌

최근 증시를 괴롭히던 외국인 매도 규모와 프로그램 매물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2100 방어 이상의 성과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230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5126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5월 옵션만기일인 1조원에 육박했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나흘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1조6800억원 이상의 물량 폭탄을 쏟아냈던 프로그램 매매 순매도 규모도 208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12일 1조1119억원에 달했던 차익거래 매물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곤 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어야 한다"며 "수급불안이 해소될 때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심 팀장은 "그러나 수급 개선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동시만기 이후 들어왔던 차익거래 자금 대부분이 빠져나갔다"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 힘 다한 개인, 결국 외인이 나서야

예상대로 외국인의 팔자세가 둔화되는 건 다행이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지수의 버팀목이 되던 개인의 매수 여력이 바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하는 동안 지수를 지켜낸 탓에 개인의 신용잔고액은 16일 현재 2년래 최대인 5조2773억원(거래소 기준)까지 불어났다.

개인이 더 이상 계속 매수 주체를 자처하기 힘든 만큼 결국 외국인이 스스로 꼬인 수급을 풀어놓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환율이 나흘 만에 하락 반전하며 1080원대로 복귀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원화가 지속적으로 달러를 상대로 강세를 보이면 비차익거래 순매수세 전환을 기대해봄직하다.

또 하나의 해묵은 악재인 유럽 국채 불안은 새로운 갈림길을 맞는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이날 그리스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를 갖는다. 그러나 시장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EU 재무장관들은 전일 회의에서 포르투갈에 대해선 780억유로(11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그리스 지원방안에 대해선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채무 재조정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독일이 반대 입장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합의 가능성은 한층 어두워졌다.

신용위기 재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진 않겠지만 그리스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달러 강세와 유가 급락, 이머징자산 기피 등 국제 금융·상품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리 증시의 회복을 한층 더디게 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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