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익숙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내일의전략]익숙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엄성원 기자
2011.06.03 17:48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마저 익숙해진 탓인지 시장이 조바심을 낸다거나 크게 요동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난 31일 48포인트가 뛰는 급등장이, 2일 27포인트가 빠지는 급락장이 연출되긴 했지만 꾸준히 2100 위에서 지수대가 형성되고 있고 외국인 매도세도 진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한주는 우리 증시의 지구력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그러나 아직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 주는 이번 주 이상의 변동성이 기다리고 있다.

◇ 美·그리스 불안, 터닝포인트 맞을까

이번 주를 지배한 이슈는 그리스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우려, 두 가지였다.

주초만 해도 조기에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그리스 재정 문제는 오히려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때 마침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그러나 무디스가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하면서 그리스 문제는 재차 수면 위로 부상했다.

미국은 제조업, 고용, 소비 지표가 동시다발적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를 재차 확산시켰다.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 겪는 일시적 어려움)가 아닌 '더블딥'(경기 침체 탈출 후 짧은 기간 내 경기 침체에 다시 빠지는 경우)에 대한 말들이 나오면서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투심은 얼어붙었다.

해묵은 악재들이 모습을 달리 해가며 거듭 증시를 괴롭히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 두 가지 불안에 대한 해답을 다음 주 개장에 앞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 노동부는 우리 시간으로 3일 밤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와 실업률 등 5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앞서 발표된 ADP의 5월 민간 고용은 예상을 대폭 하회하면서 시장을 흔들었다. ADP 발표 이후 5월 고용시장 성적을 보는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예견된 악재는 충격의 정도가 덜할 수밖에 없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와 관련, "민간업체인 ADP의 조사 결과는 실제(노동부 발표)와 괴리가 있다"며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일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실사팀의 그리스 긴축프로그램에 대한 평가가 내려진다. 이번 평가에 따라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이 앞당겨질 수도 미뤄질 수도 있다. 다만 디폴트(채무 불이행)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만큼 낙제점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문제는 해결 수순에 있지만 노조 파업 등 내부적 마찰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자구노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지원 시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 대내는 역시 수급이 변수

대내적으론 수급이 여전히 최고의 변수다. 지수 선물옵션과 개별 주식 지수옵션 만기일이 동시에 도래하는 '쿼드러플 위칭 데이'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회의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외국인 자금 이동과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되다.

특히 이번 '쿼드러플 위칭 데이'는 지난달 지속적인 매도세로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최근 다시 증시로 유입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에 더욱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들어 옵션 만기일이 포함된 한주간 외국인이 계속 순매도 움직임을 유지했던 것을 볼 때 이번 만기일을 전후해서도 외인이 매도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외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와 비슷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단 금통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자금이 더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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