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풋조이 갖고 싶었는데…" 30년 한 풀다

강만수 "풋조이 갖고 싶었는데…" 30년 한 풀다

엄성원 기자
2011.07.22 17:32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사진 가운데)이 30여년 전 뉴욕 유학시절 숨은 사연을 털어놨다.

강 회장은 22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거행된 산업은행과 휠라·미래에셋컨소시엄 인수금융 서명식에 참석, 타이틀리스트·풋조이(어큐시네트) 인수에 대한 놀라움을 토로했다.

강 회장은 "1980년대 중반 뉴욕에서 골프를 처음 배울 때 풋조이 골프화를 사고 싶었지만 형편상 살 수 없었다"면서 "어큐시네트 인수가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1985년부터 3년간 뉴욕서 유학할 때 골프를 처음 접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시쳇말로 당시 뉴욕에서 골프 좀 친다는 사람들은 '풋조이' 골프화를 신었고 '초보' 강 회장의 눈에 비친 풋조이 골프화는 골퍼들의 '프라이드'였다.

강 회장이 기억하는 당시 풋조이 골프화의 가격은 300달러. 유학생 신분이던 강 회장에겐 버거운 액수였다. 강 회장은 결국 유학기간 3년 내내 눈독만 들이다 풋조이를 신어보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수년이 지난 뒤 강 회장은 뉴욕 출장길에 자신이 예전에 골프를 배웠던 하워스 골프클럽을 찾았다. 당시 강 회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풋조이' 골프화를 사는 것이었다.

강 회장은 이날 "세계 1위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어큐시네트를 국내 자본이 인수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감격스런 일일 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경제력, 인력, 용기가 모두 합쳐져야만 가능한 경의를 표하고 싶은 일이라고도 했다.

우물안 개구리 시절 한국 기업의 해외 위상이 어땠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 회장이다. 굳이 개인적 경험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강 회장이 이번 인수에서 느끼는 감정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은 이날 7억달러라는 거액의 인수금융 지원을 결정한 강 회장의 용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공을 돌리면서도 성공적인 인수 사례가 될 것이란 확신을 피력했다.

"'과연 가능할까' 하는 고민이 초기 추진 단계에서부터 거듭됐지만 끝내 결실을 얻어냈고 가슴이 벅차다"는 말로 운을 뗀 박 회장은 "미국 상류층 대부분이 풋조이 골프화를 신고 골프공의 80%는 타이틀리스트"라며 "타이틀리스트는 미국의 아이콘과 같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골프 클럽을 두달전 타이틀리스트 제품으로 바꾸면서 타이틀리스트가 높은 평가를 받는지 재차 실감했다"며 "타이틀리스트 공으로 치면 왜 OB(골프 경기에서 친 공이 코스의 경계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가 안 나는지, 왜 회전이 안 걸리는지, 왜 타이틀리스트가 명품인지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이번 인수가 일반 기업 인수합병(M&A)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니라 세계 굴지의 브랜드를 인수해 국민적 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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