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너마저…" 무상급식은?

"곽노현 너마저…" 무상급식은?

최중혁 기자
2011.08.29 14:00

보수성향 인사 당선되면 무상급식 등 정책 전면 재검토 가능성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사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곽 교육감이 그 동안 추진해 왔던 주요 교육정책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 교육감 사퇴, 보수 성향 교육감 당선 등 진보진영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곽 교육감의 주요 정책들은 사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곽 교육감 버티기 힘들 듯= 곽 교육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박명기 교수와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대가에 관한 어떠한 약속도 없었고 박 교수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선의로 2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강변했지만 후원군인 진보 진영에서조차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즉각사퇴를 요구하며 서울시장·교육감 동시선거를 기정사실화한 데 이어 민주당도 29일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며 '꼬리자르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경제정의실천연합,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시민·교육·학부모단체들도 이날 일제히 곽 교육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박명기 교수가 검찰에서 대가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고 든든한 우군이었던 야당과 시민단체들까지 등을 돌린 마당에 교육감 직을 더 수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제2의 공정택 수순 밟나= 곽 교육감이 자진사퇴하게 되면 서울시교육청은 공정택 전 교육감에 이어 또 한 번 '교육감 중도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공 전 교육감은 2008년 7월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주경복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사상 첫 주민직선 교육감이 됐다. 그러나 사설학원 등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지원받아 2009년 교육감 직을 잃었고, 뒤이어 터진 뇌물상납, 부정승진 등으로 구속 수감되기까지 했다.

공 전 교육감 재임 시절 선거비리와 부정부패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깨끗한 교육, 청렴한 교육이 후보들의 주요 화두였고,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였던 곽 교육감은 이 같은 흐름을 타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공 전 교육감이 보수 성향 인사였기에 '보수=부패, 진보=청렴'이라는 선거 구도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었다.

그러나 곽 교육감 또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식 밖의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 전 교육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박 교수에게 전달된 2억원의 대가성을 확인하고 곽 교육감에 대한 소환조사와 사법처리 수순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급식 어떻게 되나=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이 취임 이후 진행해 온 교육정책들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교육비리 척결' 정책부터 위신이 떨어졌다. 곽 교육감은 금품수수, 성범죄 등 중대 비리를 저지른 교직원의 경우 무조건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부정부패 해소에 그 어떤 교육감보다 적극적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민투표 무산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무상급식 또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곽 교육감의 사퇴와 10월 재보선이 현실화 돼 보수 성향의 인사가 차기 교육감에 당선될 경우 무상급식 정책은 원점부터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체벌 전면금지, 학생인권조례, 서울형 혁신학교 등 곽 교육감의 다른 정책들도 '바람앞의 등잔불'이긴 마찬가지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청렴성 부분에서는 곽 교육감이 그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봐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매우 당황스럽다"며 "일단은 2학기 개학을 맞아 일선 학교 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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