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계 주위상(走爲上)과 펀드 투자

36계 주위상(走爲上)과 펀드 투자

임상연 기자
2011.09.21 16:29

[임상연의 머니로드]

주위상(走爲上). 중국 고대 군사학 명저인 손자병법 중 패전계(敗戰計)에 나오는 마지막 36계 전략이다.

'때로는 도망가는 게 상책'이란 뜻으로 우리에게는 '삼식육계 줄행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도망이란 글자 그대로 쫓기어 달아남을 말하는 건 아니다.

손자병법의 패전계는 열세를 우세로 바꾸어 승리하는 전략들이다. 주위상 역시 '작전상' 후퇴 또는 우회로 후일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과 유럽의 소버린 위기로 크게 출렁이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그리스 디폴트 우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쇼크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상시화하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중국, 홍콩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보다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아 주식시장은 태풍 속의 모래성마냥 위태위태한 상태다.

지금과 같은 위기 속 증시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자전략을 고민한다면 바로 손자병법 패전계의 '주위상'이 아닐까.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위험이 높다는 말이다. 굳이 위험에 뛰어들어 위기를 좌초하느니 한발 물러나 판세를 관망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

후퇴가 아닌 우회를 택할 수도 있다. 국내 증시의 큰 변동성을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소버린 위기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지만 변동성은 각국의 경제상황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직후인 지난 8월 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성은 2.78%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가가 폭락한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프랑스 CAC30지수의 같은 기간 변동성은 2.84%다.

위기의 또 다른 진원지인 미국의 다우존스지수 변동성은 2.32%로 오히려 코스피보다 낮았다. 또 말레이시아가 1%, 중국 1.5%, 인도 2%, 인도네시아 2% 등 여타 아시아국가 중에서도 단연 높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우회의 최적지를 고른다면 자산관리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을 꼽는다. 중국 역시 미국과 유럽의 소버린 위기에 영향을 받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해외펀드 손실상계 연장에도 불구하고 펀드를 환매하고 국내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개인투자자들이 많다고 한다. 해외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해보려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미국과 유럽의 소버린 위기가 어떻게 될 지 예단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위기가 진행 중이고, 그 쇼크로 한국 경제와 증시에 비상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후퇴건, 우회건 '주위상'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피할 수 있을 때 피해야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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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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