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상장 요건 완화, 연내 개선안 나온다

스팩 상장 요건 완화, 연내 개선안 나온다

구경민 기자
2011.10.21 17:01

자본 환원율 10% 하향 조정, 상장 심사 여건 완화 등 제도개선 추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이 이르면 연내 마련된다. 스팩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2년 만에 나오는 개선방안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합병기업의 가치산정을 위한 자본환원률을 하향조정하는 등의 스팩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협의를 통해 빠르면 연내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금융당국에 스팩 제도개선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구체적인 세부사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팩 제도개선 방안 중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자본환원율의 하향 조정이다. 현재 스팩의 발목을 잡는 제도적 걸림돌 중 가장 큰 것은 자본환원율 규제다. 일반적으로 3~5%가 적용되던 자본환원율을 금감원이 지난해 말 '10% 이상'으로 못박으면서 스팩 시장 활성화에 타격을 줬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본환원율은 비상장기업의 가치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지표다. 예를들어 연간 10억원을 버는 기업의 미래 수익가치를 산정할 때 자본환원율이 10%라면 기업가치는 100억원(10억원÷10%)이다. 같은 기업이 자본환원율 5%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200억원(10억원÷5%)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자본환원율을 올린 이후로 기업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졌다.

정상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고 기업가치를 1만원으로 인정받을 회사가 자본환원율에 맞춰 스팩으로 합병하면 6000~7000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싶은 비상장사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스팩의 매력이 떨어진 것.

네오세미테크 퇴출 이후 우회상장 규제책으로 등장한 이 제도는 스팩의 목줄을 죄었다. 가치평가 때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굳이 스팩과 합병하려는 비상장기업이 사라진 것.

거래소와 감독당국은 이에 따라 자본환원율을 기존 관행대로 5%로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개선방안은 ▲상장 심사 여건 완화 ▲ 신성장동력 기업 상장 특례 ▲스팩가격 안정화 대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스팩 도입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인수합병(M&A)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우량 비상장업체는 쉽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스팩 제도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단 2곳만이 M&A에 성공했을 뿐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스팩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시켜달라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국내 10개 대형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도 증권사 대표들은 "불법적 우회상장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스팩이 불리한 가치평가 방식 탓에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가치산정 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팩 설립 이후 몇 개 기업과 M&A 작업을 추진하다 11월 이후 기업가치 산정 문제에 부딪혀 오히려 IPO로 발을 돌리고 있어 스팩 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됐다"며 "자본환원율 적용치가 5~6% 수준으로만 떨어져도 기업과 협상할 때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같이 시장이 안 좋을 때야말로 스팩이 각광을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이번 제도개선 방안이 실행된다면 스팩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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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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