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관망세, 눈치보기' 최근 언론사들의 시황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지난 8~9월 급등락 장 이후 어느 정도 회복한 한국 주식시장은 이른바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쉽게 생각하면 아주 지루한 고지전(高地戰) 양상과 같다. 고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인이 바뀐다. 최근 국내 증시도 고점을 두고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양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지루한 매매공방을 끝내줄 요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유럽위기에 대한 해법보다는 글로벌 경기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어느새 유럽의 희망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을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탈리아 문제요? 이미 알려진 것 아닌가요?"
"정말 재미없는 증시 아닌가요. 이제 유럽 문제도 지겹지 않나요" 한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장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그리스로 시작한 유럽 리스크는 이제 이탈리아까지 번지며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불안으로 인해 설마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탈리아 국채 금리 급등세는 눈여겨봐야 한다.
통상 국채 10년물 금리가 7%선을 상회하면 국채 발행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디폴트의 분기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6.66%를 보이니 시장이 또 한 번 악재로 받아들이는 것.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탈리아는 채무위기 확산보다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부도덕성과 리더십 악화에 따른 정치적 불안에 더 비중을 둬야한다. 베를루스코니가 사퇴하면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 복원 가능성이 크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하니까 이탈리아 우려감이 부각되는 것인데 이탈리아 국채 만기는 내년 3월에 몰려있다"며 "그리스처럼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이탈리아에 대한 얘기는 불확실성을 크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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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중국을 기대해보자
지난주 프랑스 칸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주인공은 단연 중국이었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를 주로 논의했던 이 자리에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한마디 한마디가 관심이었다. 국내 증시의 관심사도 역시 중국이다.
실제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경기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오늘도 국내 증시에서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철강금속 업종이 중국수혜주로 조금이나마 올랐다.
바로 내일 발표될 중국의 10월 소비자 물가지수 증가율 기대 때문이다. 현재 예상치인 5.4%로 나온다면 지난 7월 이후 3개원 연속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간 중국의 물가상승을 이끌던 식품가격이 하락하고 위안화절상과 원자재 가격하락도 일정부분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결국 향후 중국 정부의 완화정책 선회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시장에 연말 또는 내년 초쯤에는 중국의 본격적인 긴축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이슈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에 따른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개월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다만, 금융주에 대해서는 공매도 금지조치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해제에 따른 지수 영향은 제한적이고 업종별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공매도 해제로 곧바로 증시가 변동성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