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는 훈훈한 분위기에 딴지를 거는 심술쟁이일까. 미적대는 유럽 등을 밀어주는 촉매제일까.
기대했던 이벤트가 독일-프랑스의 정상회담으로 시작됐지만 랠리는 없었다. 시장은 알려진 호재보다 돌발적인 악재에 더 크게 반응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 정도 하락하며 1900선을 겨우 지켰다.
5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가 정상회담을 갖고 EU조약 개정에 합의하면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시동을 걸었다. 소위 불량 국가에 대한 강제성을 부여하고 유럽중앙은행(ECB) 개입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양 국이 이견 차를 좁혔다는 데서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S&P가 찬물을 끼얹었다. 유로존 15개 국가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하고 나선 것이다.
◇ 독일까지 '부정적 전망' 포함..증시는 냉각
유럽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항이다. 특히 프랑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몇 차례 '설'이 돌면서 "시간문제 일 뿐"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경고'에는 독일이 포함됐다는 것이 예상을 벗어난 범위였다. 유로존 국가 가운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독일도 경고장을 받으면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말 독일 국채 발행이 목표치를 밑돌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던 것과 같은 이치다.
증권가에서는 독일이 실제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고 있다. 다만 프랑스와 함께 유럽 위기를 풀어 갈 해법을 이끌고 있는 독일이 유로존 다른 국가들의 재정 부담을 같이 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독일에 대한 신용등급은 미국에 준해서 생각할 수 있다"며 "독일 자체가 재정위험에 노출됐다기 보다 유로존 리스크를 떠안기로 했다는 것에 의한 것으로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 S&P가 살 기회를 마련해 줬다?
코스피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S&P의 경고가 유럽 문제 해결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ECB회의나 EU정상회담 등 이벤트를 앞두고 급등했던 코스피에 적절한(?)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국내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지 않았고 아슬아슬하게 1900선을 지켰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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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우려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불안할 수는 있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결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유로존 재정 통합 이슈에 대해서 이견을 좁히고 빠른 합의점을 나타내는 데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재정통합이나 EU조약 변경은 각국의 합의를 받아야 하는 쉽지 않고 오래 걸릴 방안"이라며 "합의점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련의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가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좀 더 포괄적인 재정위기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하락 변동성을 역이용하되 상단을 1950이내로 설정하는 것에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