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날까.
EU정상회의가 중간 결과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이 차갑다.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실망감과 더불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국내 증시가 냉각됐다.
코스피지수는 9일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1874.75로 마감했다. 이 달 들어 EU정상회의에서 나올 유럽 해결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내 1900을 지켜왔던 코스피가 한 방에 1870선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아직 마지막 반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9일(현지시간) EU정상회의 최종 회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은 회의에서 '깜짝 결과' 나올 가능성이 크진 않다. 그러나 막판 '전격 합의' '통 큰 대책' 등의 소식이 들려와 유럽 문제를 털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기대를 밑도는 유럽 이벤트
기대했던 유럽 이벤트는 일단 실망으로 시작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했던 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국채 매입에 대해 부인하면서 시장이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오후 들어 전해진 EU정상회의 중간 결과 EU 전체 국가의 EU조약 개정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유로존 국가 17개국은 재정동맹을 위한 조약개정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로존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국제통화기금(IMF)와 2000억 유로의 양자대출을 추진하고 유럽안정매커니즘(ESM)의 상한선을 5000억유로로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ESM에 은행면허(신용기능)을 부여해 레버리지를 확대하려던 시도는 독일 측 반대로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본드에 대해서도 합의에 실패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EU정상회의 결과 강력한 재정정책에 합의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핵심이었던 ESM 신용기능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시장이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전배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결과는 시장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IMF 추가자금 지원 정도에 만족해야 하고 EU내 국가간 입장차이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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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최종 회담이 남아있지만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완전히 논의의 판이 접힌 것은 아니지만 독일 등의 강경한 입장에 비춰보면 최종 회의에서 더 긍정적인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 외국인 시장 이탈 시작되나
유럽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은 외국인이다. 유럽 문제가 안정화되면서 최근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던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세를 나타낸 것.
이날 유럽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외국인들은 4300억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10일 유럽 우려가 커지면서 폭락했던 당시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선물에서도 3727계약 순매도를 보이면서 10거래일만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향후 외국인의 움직임도 역시 유럽 배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달려있을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이벤트가 지난 10월 합의 내용보다 별 다르게 얻은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실망스러운 결과로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 있어 향후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