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조의나 조문 문제와 관련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일단 진보와 보수 진영 간 찬반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조의를 표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등 외교안보부처 간 협의를 통해 조의를 표시하는 정부 입장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며 "조만간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조의 표시 수준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조의 표시 방침을 정한 것은 김 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남북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낸데 이어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한 것도 고려됐다.
다만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는 것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으로 남북 관계 경색을 초래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는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조문단도 북한이 외국 조의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한 점을 감안해 파견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민간차원의 조문단 파견은 추후 북한의 조의대표단 수용 여부를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의 조의 표시는 최근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대북 유연화 조치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그는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는 것은 관련 부처의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 붙였다.
한편, 정부의 김 위원장 조문과 관련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진보와 보수 간의 조문 논쟁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조문사절단 파견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노무현재단은 정부에 요청해 별도의 '조의 전문'을 보내기로 했다.이희호 여사도 "남편(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조문특사단을 서울에 보내 조문을 하는 것이 도리"라는 입장이다.
반면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는 성명서에서 "정부는 북한에 조문단을 보낼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