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는 2.21% 급락하며 1850선마저 내주었다. 1900선을 회복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 하락에는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4주 평균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 필라델피아 지역의 6월 제조업지수마저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같은 날 뉴욕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씨티그룹을 포함해 글로벌 대형은행 15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디스는 이들 신용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장은 글로벌 경기 지표의 추가적 하락을 염려하는 한편 이달 말까지 남아있는 유럽 정책 이벤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28, 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은 유럽 재정위기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경기, 회복 가능한 상황
미국 경기 지표 부진에 따른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회복세가 완전히 꺾인 정도는 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 1, 2차 양적완화(QE)가 시행됐던 때만큼 경기가 악화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농업부문 고용이 크게 줄어들어 고용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과거 QE를 결정했을 당시에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증감이 마이너스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7만 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측면에서도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는 하락세이나, 항목 중 제조업 지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신규주문-재고'지수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신용 사이클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중 유동성의 증가를 의미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신용 사이클 회복이 지속되면 소비 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
정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최근 부진하긴 하나 추세상으로는 회복세를 나타나고 있다"라며 "다만 회복 속도 측면에서 향후 경제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초 발표 예정인 고용 지표와 ISM제조업 지수의 개선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U정상회담의 3가지
시장은 다음 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긴축 재협상 문제와 더불어 스페인 재정위기의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가 지난 달 비공식 회담에서 언급했던 장기 로드맵도 공개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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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은행연합(Banking union-Euro bond)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및 유럽안정기구(ESM)의 역할 △그리스의 친 긴축연정 출범 및 스페인 구제금융 구체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내달 초 출범을 앞둔 유럽안정기구(ESM)의 '우선 변제'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현재 EU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ESM을 통한 자금지원을 계획 중인데 따른 관심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ESM을 통해 구제금융이 지원되면 민간투자자의 스페인 국채변제 순위가 후순위로 밀려, 스페인 국채 매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10년물 금리가 다시 7%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논의되는 방안들은 유럽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EU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될 경우, 상품가격 급락으로 그간 낙폭이 컸던 소재, 산업재의 주가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