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나흘만에 다시 1800선을 내줬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05포인트(1.48%) 하락한 1794.91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이 매도규모를 키우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을 두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만한 호재가 부족한 만큼 1700대 중반까지 후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북풍'에도 지켰던 1800선 붕괴=이날 오전 북측은 '정오 중대보도'를 예고했다. 이후 방위산업주 등 북한 관련 종목을 제외하고 주가가 급락하며 1800선이 최초로 위협받았었다. 하지만 '중대보도'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다는 내용으로 밝혀지면서 증시는 안정세를 찾았다.
오히려 증시는 오후 2시 무렵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비슷한 시간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급작스런 1800선 붕괴의 이유를 찾기는 힘들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하락세는 중국에서 먼저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후 한국·일본으로 이어졌다"며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고용시장 악화 우려 발언 영향도 있었겠지만 중국 관련주가 아닌 조선, 전기전자(IT) 업종이 급락했음을 봤을 때 정확한 인과관계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결국 '북풍'의 영향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얼마 전 리영호 북한 총참모장의 숙청 소식에 이어 곧바로 김정은 원수 칭호 부여가 이어진 '급박함'이 오히려 불안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에 상승동력이 부족했다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꼬집고 있다.
지지부진한 유럽발 금융위기 해결, 미국 및 중국 경기 불안감 가중 등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꾸준히 이어져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원 증언 역시 증시 상승을 이끌기에는 임팩트가 약했다는 평가다.
◇지지선 1750…한 차례 더 밀릴까=증권업계는 증시 지지선을 1700 중반대로 보고 있다. 1800선이 다시 한 번 무너진 만큼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 역시 커질 것이라는 견해다. 지난 12일 1800선이 약 1달 만에 붕괴됐을 때는 주로 1780선이 거론됐었다.
서동필 팀장은 "향후 주가는 1800선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지지선을 1750선 정도로 보고 있는데 미국 증시 추세 등에 따라 한 번 정도는 더 밀릴 수도 있다는 심리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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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시 미국 의회에서 증언을 할 버냉키의 '입'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혹은 잭슨홀미팅에서 나올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은 놓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최근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환율, 국내 기업 실적 개선 등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인도 증시가 반등하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수출자본재를 중심으로 한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