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여러분~결혼은 어려운 게 아니에요. 결혼은 어렵지 않아요. 결혼은 3가지만 갖추면 할 수 있어요. 믿음, 사랑,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할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돼요." KBS 개그콘서트에서 최효종이 크게 유행시킨 풍자개그의 한 대목이다.
2010년 12월 A증권의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자가 퇴직연금 사후관리 실태에 대한 소회를 '최효종식 개그'로 패러디하면 이런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직장인 여러분~퇴직연금 어렵지 않아요. 직접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되면 돼요."
퇴직연금은 DB형(확정급여), DC형(확정기여)으로 나눠진다. DB형은 임금, 근속 연수에 따라 액수가 정해져 있는 기존 퇴직금과 거의 동일하다. 반면, DC형은 예금, 펀드 등에 투자해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잘만 굴리면 퇴직금을 불릴 수 있어 투자에 적극적인 근로자들은 DC형을 선호한다.
그러나 A증권의 DC형 가입자로서 퇴직금의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고객센터로 처음 문의한 것은 3달 전쯤이다. 당시 "전화상으로는 (조정이) 불가능하며 지점을 방문하라"는 무성의한 답변을 얻었다.
일 때문에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다 최근에야 지점을 찾았다. 하지만 창구 직원은 "퇴직연금 해당 사업부에 문의해야한다"며 문제 해결 대신 해당 직원과 전화연결을 해줬다.
퇴직연금 해당 직원은 "지점에서 직접 PB들과 상담을 받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PB 역시 "처음 퇴직연금을 유치한 영업부서에 문의해야 한다"며 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자그마치 분량이 50페이지가 넘는 서류를 건넸다. DC형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지점을 방문하고 1시간 이상을 할애했지만 결국 손에 넣은 '해결책'은 온라인으로 직접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설명서'였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근로자가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믿을 수 있고, 경험이 풍부한 금융회사를 퇴직연금사업자로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근로자가 최적의 퇴직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퇴직연금 고객유치에는 사활을 걸면서도 사후관리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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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에 근로자의 노후자금인 퇴직연금은 금융회사의 미래 동력이기도 하다. 퇴직연금의 사후관리는 곧 금융회사의 미래 관리인 것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고객유치보다는 사후관리 개선에 더 신경 써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