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문불출' 증권사 대표들

[기자수첩]'두문불출' 증권사 대표들

김은령 기자
2012.08.29 06:17

올해 새로 취임한 증권사 대표들이 증시 한파 탓인지 좀처럼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CEO에 오른 지 3~6개월이 지나 예년 같으면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비전을 공개할 시기다.

올들어 10대 증권사 가운데 8곳의 사령탑이 바뀌는 등 전체적으로 17곳의 증권사 대표가 교체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 새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대로 찬바람만 분다.

물론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는 등 통상적인 수준의 대외접촉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CEO는 대외활동에 소극적인데다 일부는 실무진이 잡아놓은 간담회 일정을 돌연 취소한 경우도 있다. 한 증권사 홍보실 관계자는 "언론 요청도 있어 인터뷰나 공식 간담회 등을 건의하지만 아직 나설 분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귀띔했다.

이는 증권업계의 불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거래대금이 급갑해 증권사 실적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급감했다. 하루평균 7조원대였던 거래대금이 4개월째 4조원대에 머물면서 실적부진의 직격탄이 됐다.

올해 새 대표를 맞은 대형증권사 직원은 "예전에 '어렵다 어렵다' 했어도 대형사 내부에선 실감하지 못했는데 최근 새로 온 간부가 공공연히 '못하면 자른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규제 강화 등 외부환경이 악화된 것도 증권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구조조정설도 나돈다. 증권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초단기 금융거래 차입한도 규제 등으로 그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이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던 분야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업계에 구조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CEO가 대외적으로 자신 있게 행동하는 게 외부의 공감도 이끌어내고 위기를 돌파하는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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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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