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 도입 고객 접근성 확대, 증권업계 TF구성..금융위"상품계약 논의해 봐야"
금융투자업계가 전자서명 도입에 대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태블릿 단말기를 활용한 금융상품 계약이 허용되면 고객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돼, 아웃도어 영업이 보다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전자서명을 이용한 계좌개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융상품 계약 허용에 대해선 고심하고 있다. 불완전판매는 물론 개인정보보호, 업계 경쟁과열 등 부작용이 우려돼 충분히 논의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16개 증권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자서명제도 도입에 따른 시스템 개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우리투자, KB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 4개사가 중심(Core)그룹 역할을 맡았고 삼성, 한국투자, KDB대우증권 등 대형사들도 TF에 참여했다.
최근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지식경제부는 전자서명이 종이문서 자필서명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받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증권계좌 개설을 위해 그동안 지점을 방문해 자필서명을 해야 하는 절차가 사실상 없어짐에 따라 고객몰이를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TF는 전자문서를 통한 계좌개설 및 금융투자상품 계약에 관한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상태다. TF의 안에 따르면 향후 증권사 직원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고객 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채권·펀드 등의 상품을 최초 계약하는 것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보험상품처럼 증권사의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금융위는 그러나 계좌개설에는 동의하지만 '계약'에 대해선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증권사들의 경쟁이 현장판매로 과열되면, 불완전판매가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인정보 유출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판매사끼리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각종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방법이 난무하며 시장질서가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며 "업계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는 은행과 달라 계좌개설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며 금융위를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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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오히려 전자서명제도 시스템을 통해 불완전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자문서상으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금융상품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먹구구식 판매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보안 문제 역시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며 본격적인 '태블릿 판매'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시범사업 대상자였던 NH농협증권은 최근, 업계 최초로 태블릿PC 단말기로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전자서명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금융위 가이드라인만 나면 당장 아웃도어 영업을 실시할 수 있는 증권사들도 3~4군데 정도 있다"며 "일부 직접 판매를 철학으로 삼고 있는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이슈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