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AI 기업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일부에 대해 외국 국적자 접근 중단을 지시했다. AI 수출통제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하드웨어를 넘어 AI 모델 사용권까지 확대된 것이다. 해외 생성형 AI를 업무와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는 한국 기업에도 외산 AI 의존 리스크가 부각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지시에 따라 최신 AI 모델인 '페이블5(Fable 5)'와 '미토스5(Mythos 5)'에 대한 접근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해당 모델에 대한 외국 국적자 접근 중단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에는 미국 밖 이용자뿐 아니라 미국 내 외국 국적자와 외국 국적 기업·개인도 포함된다.
그동안 미국의 AI 수출통제는 주로 첨단 반도체와 서버 장비 등 AI 인프라에 집중돼 있었다. 이번에는 완성된 AI 모델의 접근권 자체가 통제 대상이 됐다. AI 모델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은 "이번 사태는 AI도 필요에 따라 국가전략물자처럼 통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국방·의료·행정 등 핵심 분야는 해외 기업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운영 가능한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문서 작성, 고객 상담,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보안 관제 등 다양한 업무에 해외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한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미국 기업의 AI 모델을 업무 시스템에 연동하는 사례가 늘어난 만큼 AI 공급망 리스크가 새로운 경영 변수로 떠올랐다.
특정 해외 모델에 업무 시스템을 깊게 연결한 기업일수록 정책 변화나 수출통제에 따른 서비스 차질, 대체 모델 전환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조치가 앤트로픽 특정 모델에 한정됐음에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단일 해외 모델 의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AI 모델도 반도체·배터리처럼 국가 간 통제 대상이 되는 'AI 공급망 시대'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도입 전략의 기준도 성능과 비용 중심에서 안정적 접근권, 데이터 위치, 대체 가능성, 계약상 서비스 중단 조건까지 따지는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앤트로픽 법인과 미국 본사 측과 소통하며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의 AI 활용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독자 AI 모델과 공공 AI 인프라 확보 전략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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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AI 인프라와 자체 모델 확보, 복수의 AI 모델을 병행하는 멀티모델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외산 AI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핵심 업무에는 대체 가능한 모델을 확보하고, 중요 데이터는 국내 인프라에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AI 서비스 상당수가 해외 파운데이션 모델 위에서 작동한다"며 "이번 조치의 가장 큰 시사점은 해외 모델 의존성이 새로운 국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뉴욕=AP/뉴시스]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2월26일 앤트로픽의 웹사이트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다. 백악관이 정부 기관들이 앤트로픽의 공급망 위험 지정을 해결하고 역대 가장 강력한 미토스를 포함한 새로운 모델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액시오스가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6.04.29.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1511390459589_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