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체력이 약해지면 약간의 기온변화에도 쉽게 감기에 걸리기 마련이다. 국내 증시의 모습이 딱 그렇다. 모멘텀 부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약간의 매물에도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13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59% 내린 1889.7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9거래일만이다.
장 초반만 해도 1904.19로 전일 대비 강보합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장중 한 때 1881.85(-1.0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격차는 23.12포인트에 달했다.
전날 종가 대비 변동폭이 1% 이상일 정도의 시장을 흔든 매물은 단 537억원(오후 3시 기준)에 불과했다. 이날 외국인은 287억원, 기관은 250억원을 순매도한 데 그쳤다.
지난 9일과 12일에도 코스피지수의 고점-저점 격차가 각각 28.51포인트, 11.13포인트에 달했지만 이날 외국인 매물은 각각 2650억원, 1551억원에 달했다. 이날 증시 출렁임은 주요 주체들의 매도물량 규모에 비해 다소 과했다는 얘기다.
얼마 안 되는 매물에도 시장이 출렁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별 종목의 주가는 거래체결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매물이 조금만 나오더라도 웃돈을 주고 사겠다는 매수세가 없으면 주가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이날 코스피시장 총 거래대금은 3조8600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4조원대를 밑돌았다. 다수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일관했다는 얘기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는 전일(1098조원) 대비 0.59% 감소한 1092조원을 기록했다. 단 537억원의 기관·외국인 매물에 6조원 규모의 평가액이 증발한 셈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현재 외국인 매도물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외국인의 추세적 이탈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국내 증시의 체력이 그만큼 약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동폭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탓이다. 지난주 미국 대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으로 종료됐지만 여전히 재정절벽(재정지출 급감) 등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리스, 스페인 재정위기 등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악재성 변수들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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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의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비해 저조할 것이라는 점도 투자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질적 측면은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기민감주에 진입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고 경기방어주 중에서도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은 부담스러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롯데쇼핑(109,800원 ▼1,400 -1.26%),신세계(344,000원 ▼2,500 -0.72%),현대백화점(81,800원 ▲1,500 +1.87%)등 유통주의 경우 최근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하향조정되는 데도 불구하고 경기방어주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며 "당분간 경기방어주 안에서 그간 덜 올랐던 종목을 대안으로 삼는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