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홍수에 위험수위 환율..수문개방 수위조절 시급

달러 홍수에 위험수위 환율..수문개방 수위조절 시급

임상연 기자, 오정은
2013.01.18 10:17

[고삐풀린 환율](6-1.끝)환율 공포 대책은

가파른 원/달러 환율하락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연초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1070원이 무너졌고, 지난 11일에는 기업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60원마저 붕괴됐다.

정부당국이 시장개입을 통해 추락하는 환율의 고삐를 간신히 붙잡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언제 1050원도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형국이다. 외환시장에서는 1050원마저 내주면 1000원까지는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한 달러유입에 따른 환율하락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유입된 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후폭풍이다. 이 경우 과거와 마찬가지로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와 금리가 요동치면서 금융시장이 또 다시 패닉에 빠질 수 있다.

달러 과잉 유동성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당국이 보다 근본적인 환율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장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특히 토빈세나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 등과 같은 외화유입 억제책보다는 해외투자 활성화와 같은 외화유출 장려책을 통해 외환시장의 수급조절 기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달러 옥죄는 정부···효과는?=환율 하락 우려가 커지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수장들은 최근 잇따라 구두개입에 나서며 환율 안정에 분주한 모습이다. 외환당국도 달러유입을 억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40%에서 30% 규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달러공급을 막아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더해 외환당국은 외화건전성 부담금 강화, 차액결제선물환(NDF) 규제 등의 추가대책들도 고민 중이다. 모두 시중에 공급되는 달러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수단들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선물환포지션 규제 등과 같은 인위적인 억제수단들은 그 효과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 들어 선물환포지션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환율 하락세는 계속돼 작년 말 대비 14.1원이나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의 선물환 규제는 외환시장의 맥을 잘못 짚은 대책"이라며 "최근의 환율하락은 수출기업이나 운용사의 선물환 매도 때문이 아니라 선진국 양적완화로 달러 공급자체가 늘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구두개입이나 선물환 규제 등과 같은 인위적인 억제수단들로는 지금과 같은 달러 과잉 유동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환율 변동성만 키워 투기자본들의 좋은 먹잇감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서는 환율안정을 위해 토빈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국경간 자본거래 위축 등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토빈세는 환율 안정 측면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토빈세는 단기차입에 과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외화 공급을 막는 효과가 적다"고 분석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도 "토빈세는 건전한 금융 투자까지 막을 수 있고 자본을 오히려 유출시킬 수 있으므로 역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문' 만들어 수급 조절해야"=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선 시장에 달러가 유입된 만큼 자연스레 유출될 수 있도록 수문을 터주는 정책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달러수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외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해외투자 활성화 검토가 필요하다"며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활성화시키면 외화유출을 통해 외환수급 및 환율을 안정화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수문'정책은 해외펀드 비과세다. 이 조치는 역으로 달러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 저금리, 저성장 시대 효과적인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7년에도 환율이 900원대로 머물자 정부는 해외펀드 비과세를 도입한 바 있다. 그 결과 해외 주식형펀드에 1년 만에 46조원이 몰리며 국내 자금을 해외로 반출시켰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외펀드의 80% 가량이 환 헤지를 위해 달러화를 매도하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승호 국제금융실장은 "해외펀드 비과세 정책처럼 국내로 들어온 자금이 다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며 "단 과거처럼 환 헤지 비율이 높을 경우 환율 하락압력을 상쇄하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는 만큼 환노출형 상품에 국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지언 선임연구원은 "환노출 해외펀드에 비과세를 적용, 해외투자를 활성화할 경우 높은 유동성을 갖춘 외화유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이 경우 해외투자 활성화로 개인의 분산투자 효과가 높아지는 긍정적인 영향도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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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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