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M&A시장은 레드오션?

[기자수첩] 한국 M&A시장은 레드오션?

김지민 기자
2013.03.04 06:31

새해 들어 M&A(인수·합병) 소식들이 연이어 들리지만 거래당사자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십수 년째 IB(투자은행)업계에 몸담고 있는 국내 대형증권사 한 임원은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M&A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데 정작 딜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딱히 뛰어들 만한 것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먹잇감'이 많아 보이지만 실속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는현대건설(168,600원 ▲1,500 +0.9%),하이닉스(1,293,000원 ▼7,000 -0.54%)매각이 진행된 2011년이나하이마트(8,100원 ▼10 -0.12%), 웅진코웨이(87,400원 ▲1,900 +2.22%)등 굵직한 딜이 많았던 지난해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IB업계의 전언이다.

연초부터 진행이 시작된STX(3,530원 0%)·동양(812원 ▼14 -1.69%)·웅진그룹 계열사들의 매각작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해당 기업의 건전성 문제, 업황과 경기불황 여파 등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살 만한, 혹은 팔 만한 것을 심사숙고해 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IB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IB업계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마진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통상 매각주간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매각대금의 0.5~1% 수준이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0.5%도 받기 힘들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M&A를 위한 자금조달을 맡는 인수금융시장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 인수금융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은행들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경쟁은행보다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무리수를 두는 은행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내 M&A시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에 불과하다. 이 시기에 분위기를 잘 잡으면 외국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은 고개를 저었다. "M&A시장은 한국과 같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선 분명히 더 발전할 만한 소지가 있는 블루오션인데, 시장의 룰 같은 것이 없다보니 성숙되기도 전에 레드오션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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