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물가 잡는다고? 방송료는 거꾸로 가게 생겼네

새 정부 물가 잡는다고? 방송료는 거꾸로 가게 생겼네

강미선 기자
2013.03.1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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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케이블에 재송신료 최대 43%인상 요구…시청자 방송이용료 부담 가중 우려

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TV(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재송신료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유료방송요금도 덩달아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을 통한 민생안정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보편적 서비스인 방송요금만 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2, MBC, SBS 등 지상파방송3사는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에 올해 가입자당 재송신료를 현행 월 280원에서 350~4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송신료란 가입자들에게 지상파 TV프로그램을 전달하는 유료방송업체들이 지상파에 주는 방송콘텐츠 이용료다. 유료방송 가입자 1명당(CPS·Cost Per Subscriber) 방식으로 따져 지난해 유료방송은 각 지상파 방송사에 월 280원을 줬다.

지상파가 올해 요구하는 수준은 280원에서 사업자별로 350~400원. 인상률이 25~43%에 달한다. 한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비와 인건비, 물가상승에 맞춰 재송신료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1개 유료방송사가 지상파 3사에 내야하는 CPS는 월 840원에서 최대 1200원으로 늘어난다.

케이블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면 CPS 가격은 IPTV, 위성방송으로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꺼번에 43% 인상? 시청료 인상 불가피"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CPS를 400원으로 산정한 근거를 납득하기 어려운 데다 재송신료를 한꺼번에 많이 올릴 경우 가입자로부터 받는 방송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디지털케이블의 ARPU(가입자당 월 매출액)는 4000~1만5000원. IPTV는 1만~1만5000원 수준이다. 1만원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현재 재송신료 비용이 ARPU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서 최대 12%로 올라간다. 한 케이블업체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을 끊거나 돈을 더 주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월 시청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CPS가 올라가면 지상파의 수익은 당연히 증가한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CPS가 400원으로 인상되면 SBS의 경우 올해 재송신료 수익은 전년 대비 133.3% 증가한 28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재송신료의 매출비중은 2%로 낮지만 비용 없는 수익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이익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과도한 재송신 대가는 결국 시청자 부담을 증가시켜 방송 복지권을 저해할 뿐 아니라 유료방송의 비용 증가로 디지털서비스 투자, 콘텐츠 사업자(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대한 수신료 배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 복지 위협…재송신 정책은 오리무중

업계에서는 공공재인 방송을 둘러싼 요금 산정이 정책 부재 속에 힘의 논리에 끌려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해마다 사업자간 갈등이 불거지고, 그 때마다 국민 시청권은 위협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에는 재송신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케이블의 지상파 방송이 나오지 않는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상파 재송신에 대한 정책은 오리무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년째 제도 개선 계획만 밝힐 뿐 어떤 해답도 내놓지 못했다. KBS와 EBS외에 어떤 방송을 의무재송신 채널로 규정해 재송신료를 받지 못하도록 할 것인지, 유료방송이 지상파에 재송신 콘텐츠 대가를 줘야한다면 어떤 기준에서 얼마나 줘야하는지 등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조직개편이 난항을 겪으면서 재송신 정책 등 방송 주요업무의 공백상태는 더 커지고 있다.

한 방송학계 관계자는 "사기업이 밀가루나 설탕 값을 조금만 올리려 해도 과자, 자장면 값까지 오를 거라며 정부가 압박을 가하는데, 공공재인 방송의 원가인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며 "재송신료 문제는 상업적 논리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정책결정자가 나서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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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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