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가조작 근절,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수첩]주가조작 근절, 가장 중요한 것은

송선옥 기자
2013.04.05 06:16

"이러다간 주가조작 세력만큼 감시인원도 늘겠어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의 한 직원은 관련부처들이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담당인력을 늘리려 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가조작 등 금융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 등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 주가조작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검찰과 금융위는 각각 수사인력과 조사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조작을 막기 위한 방안이 자칫 조직의 세를 키우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감시인원을 늘리기보다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중 하나가 바로 '패스트트랙'이다. 보통 주가조작 조사는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조사 후 금감원 조사국,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검찰까지 간다. 이후 법원의 판결까지 2~3년이 소요된다. 거래소 조사를 받은 사람이 다른 기관에서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인력과 시간이 낭비될 수 밖에 없다. 그 사이 주가조작 세력은 자취를 감추거나 교묘히 법망을 피해간다.

'패스트트랙'은 조사단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래소의 혐의 포착과 조사 이후 금감원과 금융위원회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검찰로 직행하는 식이다.

실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특별사법경찰권을 보유, 수사권을 확보했고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형사소추권까지 갖고 있다. 금감원에 이런 권한을 부여할 경우 직원들의 신분이 특수법인 직원에서 공무원으로 전환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근절과 조직의 안녕 사이에서 운용의 묘를 고민하는 사이 정작 선의의 투자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은 다른 걱정을 한다. 주가조작 근절 대책이 자칫 중소형주의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묘한 온도차다.

대통령의 주가조작 근절 지시는 공정거래로 투명한 세원을 확보하는 한편 억울한 투자자가 없기를 바란다는 바람이 실린 것으로 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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