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새로 발표된 싸이의 '젠틀맨'이 다시 한 번 세계를 휩쓸 정도로 K-POP은 전 세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영화감독들이 할리우드와 손잡고 대작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대한민국 대표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10주년 기념 극장판도 미국 메이저배급사가 할리우드 스타를 기용해 영어로 더빙, 미국 전역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 문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문화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창의성에 기반한 고용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선진형 산업으로 분류된다. 문화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이때 한국 문화콘텐츠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을 느끼기도 한다.
이 시대의 화두가 '창조'와 '융합'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화두는 문화콘텐츠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창조적인 원천 콘텐츠가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가 배가된 새로운 상품으로 창출되기도 하고, 이질적인 요소들의 융합이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한류문화의 성공적인 세계 진출이 우리 문화콘텐츠의 가능성 증명임과 동시에 성공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몇몇 스타상품에 기대 간헐적으로 생성되는 한계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절호의 기회인 한류를 '한류현상'이 아닌 계획과 예측이 가능한 연속성 있는 '한류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부합하는 국가적 시스템 도입과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창조와 융합을 통한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의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일까. 첫째, 모순 같지만 최우선적으로 내수시장을 더욱 든든하게 하고 확장해야 한다. 문화산업이 내수를 통해 기본적인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1억명 정도의 소비시장이 뒷받침돼 주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반밖에 미치지 못하는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문화콘텐츠산업에서의 세계화의 첫 번째 열쇠가 될 것이다. 예컨대 우리와 가장 문화적 감성이 비슷하고 한국문화에 대한 배타적 감정이 없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획기적인 문화시장 교류와 개방을 통해 '준 내수시장'을 형성하는 방법이 있다.
애니메이션산업의 경우 내수시장의 부재로 국내 투자자가 투자를 회피하고 궁여지책으로 해외 업체와 공동제작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크리에이티브가 해외에 종속되는 소위 '신하청구조'의 공동제작이라는 우려스러운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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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창조적 융합이 아닌 기계적 융합을 통해 눈에 금방 드러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창조적 융합은 융합할 각각의 개체가 독자적인 분야에서의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일어난다. 각 개체가 가진 단점을 융합을 통해 보완하자는 시도는 오히려 독이 돼 각 개체의 기존 힘마저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최근 정부는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창조산업 활성화를 국가의 주요 정책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관심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빠른 성과를 기대하고 그런 성과에 집중하다보면 융합과 창조의 본질은 망각하게 된다. 더구나 부처간 영역 지키기 경쟁이 심화되면 그러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돼 이전 시대의 낡은 성공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산업에 걸맞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