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한달 째인 지난 21일 현재 국내 9개 구단 293명의 타자 중 타율과 출루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롯데자이언츠의 우익수 손아섭이다.
그는 15경기에 출전, 56차례 타석에서 23개 안타를 기록해 타율이 0.411이다. 볼넷, 고의사구, 몸에 맞는 볼 등을 더한 출루율은 0.484로 높아진다. 이를 두고 손아섭에게 "두 번 중 한 번은 안타를 못치고 출루도 못하는 선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금융투자업계에선 마치 100% 출루를 요구하는 당국이 있다고들 한다. 국내 연기금 등이 대체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를 두고 나온 얘기로, 문제의 당국은 감사원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자금을 맡긴 대체투자 PEF(사모투자전문회사)의 성과가 부진하자 사상 처음으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감사원에 등떠밀린 조치라는 해석이 적잖다. 감사원이 투자포트폴리오를 일일이 따지자 피감기관인 국민연금이 선제적으로 면책성 소송카드를 들고나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리스크가 주식보다 큰 대체투자분야에선 10곳에 투자해 5, 6개에서만 이익이 나도 아주 훌륭하다는 평을 듣는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수익률은 과연 저조했을까.
지난 1월 감사원이 내놓은 국민연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수익률은 2.32%, 대체투자수익률(국내기준)은 8.74%를 기록했다. 그해 주식과 채권 투자수익률(국내기준)이 각각 -10.15%, 5.63%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투자 성적은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 두곳에서 손실이 나면 일일이 해명을 해야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 투자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게 투자"라며 "당국의 과도한 감시나 압박에선 대체투자산업뿐 아니라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수수료가 이미 낮은데도 더 삭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시장도 살리고 수익률도 높이는 '윈윈'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감사원이 눈높이를 조정해줄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