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환율 '美 출구 우려·아베정책 실망감'에 장중 94엔 붕괴

엔환율 '美 출구 우려·아베정책 실망감'에 장중 94엔 붕괴

권다희 기자, 최종일
2013.06.13 15:20

엔이 급속도로 반등하며 엔/달러 환율이 13일 아시아 시장에서 10주 내 저점(달러대비 엔 고점)인 93엔대까지 떨어졌다(엔 상승).

이날 장 중 94엔대에서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일본 증시 마감 시간 직후인 오후 3시 6분 93.94엔/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도쿄에서 96엔대에서 거래됐던 엔/달러는 밤사이 뉴욕 시장에서 95엔대 초반까지 하락한 후 오전에 95엔선, 오후엔 94엔선이 차례로 붕괴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채권매입 프로그램인 양적완화(QE)를 줄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안전자산 수요 확대로 이어지며 안전자산 엔화가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엔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약세를 이어오며 달러대비 31% 절하, 지난달 중순엔 심리적으로 중요한 100엔/달러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달 이 추세가 역전되며 엔화 가치는 달러대비 8% 반등했다.

키간 요크 컴패스글로벌마킷 외환투자전략 대표는 투자자들이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준의 QE 종료가 전 세계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엔화 상승을 부추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 시장은 연준의 출구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번 주 투매를 겪었다. 닛케이는 지난달 5년반 고점대비 21% 하락했고 뉴욕증시 다우지수도 올해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일각에선 위험기피와 함께 일본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엔고를 초래한 이유로 꼽는다.

미툴 코테차 크레디아그리꼴 투자전략가는 "위험 기피 고조와 아베의 세 번째 화살 등 최근 정책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 엔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주 연설에서 획기적인 구조개혁을 공표하는 데 실패한데다 일본은행(BOJ)도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 국채 시장 변동성을 다루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확산됐다는 지적이다.

"일본 증시의 급락세를 볼 때 엔이 단기적으로 견고한 지지선을 갖게 될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지만 "엔고가 적어도 몇 주간 지속될 테지만 수개월 동안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 맥켈 HSBC 외환 리서치 대표는 엔이 향후 몇 주 내로 93엔대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말 장기전망은 99엔/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증시는 단기성 투기자금이 빠져나간 후 장기적으로는 잠잠한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션 마루야마 BNP파리바 투자전략가는 "일본은 선진국이지만 증시는 핫머니의 유출입이 좌우하는 이머징마켓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일본 증시로 유입된 800억 달러 중 80~90%를 이 같은 단기성 투자자금으로 파악했다.

그는 "한번 변동성이 잠잠해지면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들과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일본은 순익 증가율과 통화완화의 방향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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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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