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급등에 회사채 발행 "다음으로"

채권금리 급등에 회사채 발행 "다음으로"

심재현 기자
2013.06.17 08:28

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등 연기 속출…"발행시기 고민"

선진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중견·중소기업에 이어 대기업과 금융회사마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정부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시기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호주금융시장에서 3억달러(3100억원) 규모로 호주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발행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시장 불안으로 발행성공 여부까지 불확실해지면서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뒤 글로벌 채권금리는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의 경우 1.93%에서 2.2% 수준까지 한달새 30bp(0.30%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한 지난달 9일 이후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62%에서 지난 12일 3.08%로 한달새 46bp 오르는 금리 상승세(채권가격 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국채 3년물 금리는 2.55%에서 2.88%로 상승했다.

시장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수출입은행 외에SK이노베이션(132,900원 ▼300 -0.23%), GS칼텍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이달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다가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문제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 규모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이번주(17~21일) 발행되는 회사채는 4810억원에 그친다. 2주 연속 줄어들면서 이달초(1조3000억원) 대비 1/3토막이 났다. 올해 들어 주간 평균발행액(1조57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도 만기를 맞는 회사채의 차환용 자금 1987억원을 제외하면 순증 규모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 만기 규모 등 기업별 자금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금리 급등에 따른 발행 여건 악화 탓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회사채 발행금리는 관행적으로 국채 금리에 신용등급과 만기를 감안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오르면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발행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난 데다 대규모 물량을 소화해줄 만한 투자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졌다"며 "두세달 전 대기업들이 회사채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했던 게 이제 보기 드문 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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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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