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어서 잘 진행되길 바랄 뿐이죠."
원유(原乳)가 원가연동제 첫 시행을 앞두고 낙농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의 말엔 기대와 걱정이 함께 묻어나왔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라보는 건 다른 낙농관련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낙농진흥회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원유가를 리터당 기존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2.7%) 올리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인상폭은 '협상'이 아닌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결정된다. 때문에 일단 올해 이사회에서 별다른 의견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가격 원가연동제는 외국에서도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실험'이다. 2000년대 들어 원유가격은 낙농진흥회에서 업계 당사자들이 모여 민간 자율로 정해왔다. 그런데 가격조정 때마다 낙농가와 유업체 간 극심한 진통이 반복되자 소모전을 줄이기 위해 해결책으로 원가연동제가 채택됐다. 매년 통계청 발표 우유생산비와 소비자 물가상승률 변동분을 공식에 그대로 대입해서 산정하기 때문에 수치에 이견이 나올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물가부담 때문이다. 국제 곡물가와 사료 등 생산비가 꾸준히 올라가는 점에 비춰 앞으로도 매년 8월마다 원유가 인상 소식이 들려올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대로라면 '원유 1000원, 흰우유 3000원 시대'(리터당)가 멀지 않은 셈이다.
원유가격 상승은 다른 가공식품의 가격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원유가가 100원 오를 경우 소비자가는 그 3배인 300원 상승하는 것이 그간 경험이었다. 또 뒤따라 우유를 주원료로 쓰는 빵·과자·아이스크림류의 가격이 들썩이곤 했다. 원가에서 유제품가격 비중이 높은 제품이 많아 마냥 억누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유가 원가연동제에도 분명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생산자 간 갈등은 줄어도 그 반대급부로 물가희생 문제가 있다. 물가희생이란 부정적 측면이 커지면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올해 첫 시행의 성과와 문제점을 깊이있게 파악해 딜레마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유가 원가연동제에 필요한 것은 '유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