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로열티요? 우리나라에선 꿈같은 얘기죠."
국내 IT 대기업에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벤처기업 대표 A씨. 최

근 한 대기업의 IT기기에 자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본 탑재한다는 소식에 축하인사를 전했더니 손사래와 함께 돌아온 대답이다.
A씨는 이 대기업과 계약을 논의할 때 로열티 이야기를 꺼냈다가 "그럼 공급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대기업에 프로그램을 무상 공급한 이후 높아진 인지도를 활용, 새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다른 벤처기업 대표 B씨 역시 수십억을 들여 개발한 SW 공급과 관련 대기업과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해당 기업에서 제시한 로열티는 IT기기 1대당 0.01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1원 수준이다. 1억대가 팔리면 11억원밖에 못 받는 셈이다. B씨가 조건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하자 이 대기업은 저작권을 4억원에 넘기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B씨는 계약조건이 개선되더라도 또 다른 문제는 SW의 원리인 알고리즘 공개라고 토로했다. 자칫 돈도 못 벌고 핵심기술만 모두 넘겨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B씨 주변에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했던 대표가 여럿 있다고 한다.
특히 A씨와 B씨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SW 업체에는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에는 인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 SW업체들은 이들 대기업으로 부터 대당 최대 15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또한 보안을 이유로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 공개를 요구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A씨와 B씨를 비롯한 대다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이런 불합리한 관행을 어디에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자칫 이런 이야기들이 대기업 관계자들의 귀에 들어갈 경우 해당 대기업과의 관계는 영원히 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전략의 하나로 부가가치가 높은 SW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SW 개발을 위한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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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B씨는 정부가 SW 개발 뿐 아니라 유통 그리고 재투자까지 SW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힘을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있는 SW를 개발하더라도 정작 유통이 어렵고, 대기업들이 SW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지속된다면 SW산업 육성은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