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가 돈 버는 법

한국형 헤지펀드가 돈 버는 법

임동욱 기자
2013.09.18 13:15

헤지펀드는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

한국형 헤지펀드가 기관투자가와 슈퍼리츠들의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헤지펀드의 운용방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만을 위한 폐쇄형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외부에 노출된 정보는 제한적이다.

◇대부분 '롱숏' 전략

현재 운용중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총 26개. 이들 펀드 중 15개가 '롱숏(Long-Short) 전략'을 활용한다. 롱숏전략은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나 업종으로 롱(매수) 포트폴리오를, 가격하락이 예상되는 자산으로 숏(매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다. 롱 포트폴리오의 상대수익률이 숏 포트폴리오보다 높은 경우 그 차액이 펀드수익이 된다.

롱숏 전략은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 단일 알파)과 '펀더멘탈 롱숏'(Fundemental Long-Short, 더블 알파) 등 크게 2개로 나뉜다. '페어 트레이딩' 전략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을 의미하는 '알파(α)' 를 담고 있는 주식(롱 포지션)과 이와 대응해 리크스를 헤지할만한 주식(숏 포지션)을 일대일로 짝지어 운용하는 방식이다. A주식이 하락해도 짝지어진 B주식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펀더멘탈 롱숏'은 알파를 담고 있는 롱 포지션과 알파를 담고 있는 숏 포지션을 동시에 운용하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주가가 오를만한 종목을 한쪽에 담고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종목을 다른 한쪽에 담아 여기서 각각 알파를 찾아내는 매매 기법이다.

◇선두주자 '너무나 다른 그대'

국내 헤지펀드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은 상반된 전략을 쓰고 있다. '잃지 않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전략은 '페어 트레이딩' 에 가깝고 '안정적 수익+대박'을 노리는 브레인자산운용은 '펀더멘탈 롱숏' 전략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모집한 자금 외에 추가로 외부 차입을 통해 펀드를 운용하는 '레버리지'에 대한 접근도 완전히 다르다. 브레인자산운용의 레버리지 비율은 100~120%에 달하는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0%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을수록 고위험, 고수익의 경향을 띈다.

◇삼성 '리스크 회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 헤지펀드는 '잃지 않는 투자', 즉 리스크 회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상수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은 △남들과 달리 생각한다 △한발 앞서 행동한다 △유연하게 대처한다 △균형적으로 사고한다 등 4가지를 투자 원칙으로 갖고 있다.

롱숏 전략을 사용할 때는 '숏' 전략에 신경을 더 쓴다. 또 업종보다는 종목 분석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한 본부장은 "종목을 고를 때 해당 업종 평균보다 우위에 있는지를 따진다"며 "3년 정도의 매출액, 영업익 증감추이, 향후 1년간 증감 예상치 등이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턴어라운드 기업을 매수하고 정점을 찍고 하락할 조짐을 보이는 종목을 매도하고 있다.

◇브레인 '이익성장에 베팅'

브레인자산운용은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운용 철학을 가지고 있다. 종목을 고르는데 있어 최우선 가치는 이익의 성장이다. 김태준 브레인자산운용 AI본부장은 "한국이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각 기업들의 이익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조선업종의 상황이 아무리 안 좋더라도 좋은 기업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업종 간 양극화 현상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브레인자산운용은 '브레인 백두'를 운용하면서 전기전자 업종의 이익증가율이 76%에 달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작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기전자 업종에 롱 포지션을 크게 잡은 대신 화학 업종은 숏 포지션으로 대응했다. 삼성전자 순익 증가율이 50%에 달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치에 비해 낮다고 판단하고 롱 포지션, 반대로 순익이 급감한 OCI는 숏 포지션으로 운용해 수익을 냈다.

이들 헤지펀드들이 국내 주식을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정작 주식시장 움직임과 펀드 수익률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들 펀드가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1만큼 움직였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는 0.12, 브레인자산운용의 펀드는 0.39 정도 움직인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0.35%. 같은 기간 '브레인 백두'는 11.2%, '삼성H클럽멀티스트레티지'는 10.6% 올랐다.

◇약점은

헤지펀드라고 항상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침체에 따른 주가하락기에는 헤지펀드의 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의 판단 착오로 엄청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형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대해 생각하는 약점은 무엇일까.

삼성자산운용의 한 본부장은 "(삼성H클럽 헤지펀드의) 상대수익률이 문제될 수 있다"며 "다른 상품들의 수익률이 월등하게 높을 수 있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은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김 본부장은 "펀드의 변동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 항상 좋은 주식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테마나 유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도 한다"며 "어닝이 나타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 방침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펀드와 차이는

일반 펀드가 조선·금융업 등 섹터별 또는 가치·성장형 등 투자스타일로 구분되는 것과 달리 헤지펀드는 투자전략에 따라 △'컨버터블 아비트리지'(Convertible Arbitrage) △'에퀴티 롱숏' (Equity Long-Short) △'에퀴티 마켓 뉴트럴'(Equity Market Neutral) 등으로 나뉜다.

일반 펀드는 벤치마크(코스피 수익률 등)가 있는 반면 헤지펀드는 절대수익률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A펀드를 평가할 때 특정기간 중 '코스피지수를 5%포인트 이겼다'라고 표현하는 반면 헤지펀드는 비교 대상이 없다.

일반 펀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용보수, 운용비용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헤지펀드는 높은 운용수수료를 부과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운용보수 연 0.6~0.8%를 부과하는 반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운용보수 연 0.3~1%에 목표수익률 초과수익의 10~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간다.

일반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투자할 수 있지만 헤지펀드는 투자정보를 얻기 힘들고 소수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헤지펀드의 경우 투자자 자금 뿐 아니라 매니저의 자기자본도 펀드에 공동출자한다는 점에서 일반펀드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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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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