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가족 밥상서 "경기 어렵다" 하소연

추석 연휴 가족 밥상서 "경기 어렵다" 하소연

산업1부
2013.09.22 15:56

직장인 귀성 소감 들어보니… "장바구니 물가 무섭고, 취업은 좁은문"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귀성객들이 짐을 챙겨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정회성 기자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귀성객들이 짐을 챙겨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정회성 기자

#추석 전날인 18일 오후 6시 서울 하월곡동 한 대형마트. 여느 때 같으면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카트가 넘치도록 장을 보는 손님들로 붐볐을 터이나 그렇지 않았다. 구입한 물품들도 상에 올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과일과 찬거리를 사는 수준이었다.

22일 직장인들이 전한 올 추석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추석 연휴 밥상에 둘러 앉아 가족끼리 나누는 대화 중 대부분은 “경기가 어려워서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코스피 2000선 회복,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경제성장률 상승 등 각종 경제 지표들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아직 차가웠다.

추석 음식을 넉넉히 준비하는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부담스런 장바구니 물가 탓인지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이들이 보였다는 것이다.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아내와 함께 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사람이 별로 없었고, 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 있었다”며 “물가가 안정됐다는 정부의 발표를 피부로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고 했다.

체감 물가가 올라 고생하는 하는 것은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농산물 원가가 많이 올라 음식을 팔아 절반 이상 남긴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며 “여기저기서 대출을 받아 창업에 나서는 바람에 거의 포화상태인데 돈이 더 들 일만 생겨서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보다 경기 불황이 더 심각해 매출이 거의 반토막 났다”며 “상가 임대료, 종업원 월급 등을 고려하면 이익내기 정말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연휴기간 영업을 하느라 고향집에 가지도 못했다.

추석 민심을 반영하듯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조사한 체감물가 상반기 체감물가 상승률은 5.4%였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 1.3%의 4.2배다.

부동산 경기도 여전히 냉랭했다. 부동산 대출 업무를 맡고 있는 C씨는 “부동산 매물은 많지만 이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상당히 줄었다”며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일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추석이 고역이었다. D씨는 “지방대 졸업생들에게 취업문이 너무 좋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너도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 일자리는 많다고 하나 지방에서 정보 얻기가 쉽지 않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쉽게 선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은퇴 후 자식들을 맞은 부모들은 이자가 너무 낮아 생활이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 놓았다. 때문에 몇몇 은퇴자들은 도심에 가지고 있는 집을 월세로 주고 외곽지역으로 전세를 얻어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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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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