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7~8%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장기업 주식과 연간 기대수익률이 4.3%인 채권펀드가 있다. 투자자들은 두 상품 중 어떤 상품을 택할까. 고수익을 쫓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전자다.
하지만 똑똑한 투자자가 참여하는 '합리적인' 시장에서도 합리적이지 않은 상황이 종종 재현되는게 주식시장이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맥쿼리인프라(11,420원 ▲50 +0.44%))와 서울시메트로9호선 시민펀드 얘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하철9호선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 맥쿼리인프라는 9호선 관리운영권을 보유한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그간 투자했던 주식과 후순위대출을 모두 매각하는데 합의했다.
맥쿼리인프라의 9호선 투자금은 지분투자금 410억원(24.5%)과 미수이자를 포함한 후순위대출금 620억원 등 1030억원. 매각에 따른 일회성 매매차익은 284억원으로 하반기 배당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 분배금은 누구에게 갈까. 맥쿼리인프라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다. 한 때 최대주주였던 군인공제회와 현재 12.16%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생명보험, 신한은행을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맥쿼리인프라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인프라투융자회사로 누구나 실시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폭리를 취하는 외국계 자금이라고 매도하고 넘어가기엔 불편한 진실이다.
서울시와 맥쿼리인프라가 진통 끝에 지하철 9호선의 주주 변경에 합의했지만 바뀌는 주주 역시 수익을 쫓는 재무적 투자자라는 점에선 맥쿼리인프라와 마찬가지다.
시의 재정부담을 줄이고 민심을 잡을 묘안으로 시민형 공모펀드를 착안한 서울시의 기발함이 신선하면서도 일면 걱정되는 부분이다. 9호선 운영을 위해 조성될 공모형 시민펀드 1000억원도 나머지 1851억원 규모의 특별자산펀드도 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이다.
9호선 주식 매각차익으로 하반기 분배금이 7~8%대로 늘어날 맥쿼리인프라와 연수익률 4.3%의 시민펀드 중 서울시민들은 어떤 상품을 선택할까. 9호선 시민펀드의 흥행여부는 향후 펀드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알 터다. '착한' 시민펀드의 선전을 조심스럽게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