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내 헤지펀드, 3년차에는 '투명성'을

[기자수첩]국내 헤지펀드, 3년차에는 '투명성'을

최경민 기자
2013.12.09 06:48

"한국형 헤지펀드요? 믿을 수가 있어야죠."

한 연기금 고위관계자에게 내년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그는 "여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라고 대화 내내 강조했다.

헤지펀드 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저금리·저수익' 기조 속에서 절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헤지펀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었다. 다만 그의 관심은 '믿을 수 있는' 외국 헤지펀드 투자에 고정된 상황이다.

연기금의 우려는 헤지펀드 운용의 투명성과 관련된 것이다.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주로 롱숏전략을 구사하는데,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그 전략이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특히 '숏(공매도 등을 통해 매도하는 전략)'에 대한 경험이 일천해 사실상 '롱(매수)'만 이뤄지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 역시 이같은 우려를 알고 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내년부터 헤지펀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와중에 더 투명한 운용을 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출범 2년차를 맞아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절반 이상의 상품이 '마이너스'에 허덕이며 시장의 우려를 샀었지만 올들어 70%의 상품이 '플러스'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헤지펀드가 '절대수익'이라는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 개선세에 비해 시장확대는 다소 아쉬운 수준으로 이뤄졌다. '큰 손'인 연기금 자금의 유입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의 총 수탁고는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 이후 7000억원이 유입되는데 그쳤다.

시장 확대의 열쇠를 쥔 연기금들은 헤지펀드 투자를 위해서 3년의 트랙레코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던 바 있다. 내년으로 3년차를 맞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이제 연기금들이 원하는 '운용의 투명성'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를 맞이한 셈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해왔다. 1년차에는 '1조원'을 달성하며 양적으로, 2년차에는 수익률을 끌어올리며 질적으로 성장했다. 3년차를 관통할 키워드는 '투명성'이다. 어떤 운용사가 투명한 운용을 통해 시장에 넘치는 대체투자 자금을 유치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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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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