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선수 출신 영맨, 증권가를 '스매싱' 하다

탁구선수 출신 영맨, 증권가를 '스매싱' 하다

임동욱 기자
2013.12.24 15:20

[피플]김승진 KDB대우증권 금융상품법인영업3부 과장

초등학교 2학년부터 탁구라켓을 잡은 후 오로지 탁구만 생각해 왔던 젊은이가 있었다. 한 실업팀 소속 탁구선수로 뛰다가 김택수 감독의 권유로 KDB대우증권의 '토네이도 탁구단'에 합류했다. 선수가 아닌 탁구단 트레이너 겸 매니저로 변신한 그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틈틈이 증권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증권맨 배지를 옷깃에 달았다. 그리고 증권사 법인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52개 신규기관을 개척하고 관리자산 1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KDB대우증권 금융상품법인영업3부 김승진 과장(33)이 그 주인공이다.

짧은 시간에 이 같은 영업실적을 거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과장은 "영업을 해 보니 운동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을 하다보면 문전박대를 당할 때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상황을 극복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더욱 힘을 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이 KDB대우증권에 입사한 것은 2007년 1월. 소속 탁구단 선수 및 행정관련 업무를 챙기는 임무였다. 그를 눈여겨봤던 임원의 적극적인 권유로 2년 뒤 영업직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에게는 큰 기회이자 엄청난 도전이었다.

김 과장은 "운동만 하던 저에게 금융이라는 분야는 생소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바쁜 업무 속에서도 틈틈이 책을 보며 공부해 대리진급에 필요한 자격증 4개도 모두 취득했다.

2011년 9월 본격적인 영업전선에 뛰어든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있었다. 매일 아침 4시30분이면 일어나 5시30분 이전에 여의도 본사로 출근했다. 남들보다 부족한 만큼 더 많이 자료를 챙겼고 7시30분 이전에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하루를 시작했다. 낮 시간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보냈다. 하루 빨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기에 다른 사람보다 더 바쁘게 다녔다.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 4~5건 이상 약속을 잡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탁구선수 출신' 증권맨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영업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김 과장은 "처음 고객을 만났을 때 운동선수 출신이고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면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관련 서비스가 미흡하지는 않을까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며 "처음에는 되도록 탁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편"이라고 털어놨다.

탁구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10년간 대우증권과 거래가 없었던 기업을 어렵사리 찾아갔는데 담당 임원이 한 손에 탁구공을 쥐고 있었던 것. 그 기업의 임직원들이 탁구를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시합을 연다는 것을 알게 된 김 과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배 선수와 함께 시합에도 참가하고 탁구 코칭도 해 주면서 신뢰를 얻었고 결국 큰 거래를 따냈다.

최근 김 과장은 외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다. 내년 새로운 도전과제 중 하나로 영어 학습을 꼽은 김 과장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금융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외국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끈기와 노력으로 최근 과장으로 진급한 그가 내년에는 어떤 성과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