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이 정반대의 매매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외인과 기관 모두 '러브콜'을 보내 우려했던 '오너 리스크'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2일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는 전일 대비 5만3000원(3.97%) 오른 13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약 31만9000주로 전일 대비 120%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가 주가에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시장의 두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은 오히려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100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9억원 상당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1044억원어치를 사들인 기관이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저평가라는 인식은 모든 투자자가 하고 있다"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시장에 알려진 뉴스였지만 최근 그룹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그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탄력을 받은 듯 하다"고 풀이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지난주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데 이어 삼성생명이 삼상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삼성증권이 삼성선물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작업을 가속화할 경우 연초 제시했던 자사주매입과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외국인 이탈을 막고 기관의 대규모 매수를 이끌어낸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로 거론되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은 이날 급등했지만 기관과 외인 행보는 엇갈렸다.
이날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1800원(2.71%) 오른 6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 중 52주 최고가(6만9300원)를 경신했다.삼성생명(234,500원 ▲4,500 +1.96%)역시 전일 대비 3800원(4.04%) 오른 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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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종목에 대한 기관 매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들어 삼성물산을 436억원어치 사들였고 삼성생명은 162억원 상당 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해당 종목에 대해 매도폭을 점차 늘리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삼성물산 주식을 382억원 어치, 삼성생명 주식은 25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건강 악화설이 나올 때마다 회사 주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삼성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으로 우려하는 외국인들이 있다"며 " 일각에서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지만 시점이 확실치 않아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변화를 토대로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은 앞으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상 우위에 있게 될 것이란 점"이라며 "현재 기관은 이들 핵심 계열사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