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채권 금리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증권사들이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가운데 금융감독원도 이와 관련해 검사를 마무리짓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12일 "소액채권 금리담합 혐의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15개 증권사들의 판결이 모두 나오는대로 지난해 진행했던 검사를 마무리짓고 필요하다면 제재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제재와 별도로 자본시장법상 불건전영업행위의 책임을 가리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2012년에 20개 증권사에 대해 소액채권을 담합해 싸게 사들여 40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1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해 15개 증권사가 소송을 냈고 현재까지 12개사가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지난해 소액채권 금리담합 혐의를 받아 과징금을 부과받은 증권사들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당시 다수의 증권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었던 만큼 금감원 차원의 논의는 일정기간 유예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마무리한 뒤 부과할 조치에 대해 "영업정지 등 기관 차원의 조치, 과태료 또는 임직원 차원의 감봉 등 제재가 논의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수준에서 불법성이 인정되는지 살펴본 뒤 제재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15개사 중에서 아직 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우리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등은 다른 증권사들과 똑같은 결과가 날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 3개사의 소송은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에서 맡고 있으며 판결은 다음달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판결이 난 증권사들과 유사한 방향으로 판결 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앞으로는 증권사가 소액채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해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공정위의 판결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증권사들이 처음 소액채권 시장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소액채권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정부의 정책 취지였기 때문이다.
쟁점이 되고 있는 메신저상의 금리담합 의혹도 국토해양부가 2004년에 매매 활성화를 위해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의 금리 차이를 40bp(0.4%포인트) 수준에서 10bp(0.1%포인트) 안팎으로 좁힐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라는게 증권업계 주장이다. 국고채와 금리차가 줄면 소비자들이 소액채권을 그 만큼 비싸게 팔 수 있어 매매가 활성화될 것이란 정책 의도였다. 증권사들로선 국토부 권고에 따라 적정금리를 확인하기 위해 서로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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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의 수익률 차이를 줄일 것을 사실상 강제했기 때문에 적정금리를 알기 위해 불가피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며 "증권사들이 좋은 뜻으로 나서 지금의 소액채권 시장을 만들었는데 담합으로 매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감원은 사실관계 파악에 있어서 공정거래위원회, 법원과 같은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