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권인들과 협의도 없이 펀드 수수료를 내리면 어쩌란 말입니까."
온라인펀드코리아의 출범으로 '펀드 판매 수수료 경쟁'이 격화되자 투자권유대행인(이하 투권인)들이 울상이다. 판매 수수료 인하로 비용이 절감된 투자자들과 달리 투권인들 입장에선 졸지에 수익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투권인이란 증권사와 위탁 계약을 통해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판매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수취하는 프리랜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증권판 '보험설계사(FC)'로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새롭게 탄생한 직종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펀드코리아의 출범에 이어 키움증권의 '펀드 수수료 최저가' 선언, 하나대투증권의 일부 펀드 '선취 수수료 무료' 행사가 이어지며 투권인들이 수익 기반이 흔들리게 됐다. 특히 하나대투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는 투권인과 협의도 없이 하나UBSFC에이스펀드 등 4개 펀드의 판매수수료를 '전액 무료'로 선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통상 1% 수준인 펀드 판매 수수료에서 60~70% 정도를 수취하던 투권인들로선 황당한 일이 발생한 셈이다.
펀드 판매 수수료 경쟁이 투권인의 직업 기반을 위협해 투권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온라인펀드코리아의 판매 수수료는 0.35%에 불과해 평균 판매 보수가 0.89%에 달하는 펀드를 판매해온 투권인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됐다.
여기에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인력이 희망퇴직하며 증권사들의 투권인 관리도 부실해졌다. 관리자가 퇴직한 뒤 신규 인원을 채용하지 않아 투권인에게 약속한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계약 후 투권인을 방치하는 증권사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을'인 투권인이 '갑'인 증권사에 대항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은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투권인은 1인 1증권사와만 계약할 수 있어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고객과 자산을 타 증권사로 옮기지 못하고 있어서다.
"프리랜서란 이유로 증권사 정책이 바뀔 때면 사각지대에 내몰리는데 복수 증권사 투권인 등록제를 허용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한 투권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