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남제분, 농심과 경영권 매각 협상중

[단독]영남제분, 농심과 경영권 매각 협상중

반준환 기자
2014.06.23 08:34

기업이미지 실추로 사업지속 어려워..농심은 부인

농심(381,500원 ▲2,000 +0.53%)영남제분(710원 0%)경영권 인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영남제분은 여대생 청부살인으로 떠들썩했던 기업으로 오너일가가 실추된 기업이미지로 인해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 외 다른 음식료 제조업체들과 대형 유통기업들도 영남제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영남제분 오너일가에 지분투자와 사업 양수도를 포함한 경영권 인수 방안을 타진했다. 영남제분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다른 원매자도 있는지 물색하고 있다.

이 딜은 현재 오너간 의사 타진이 오고 가는 단계로 양 회사는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농심 한 임원은 이 딜에 대해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영남제분 역시 함구하고 있다.

영남제분은 1959년 경남 동래군 구포읍 구포리(현 부산 북구 구포동)에서 창업한 밀가루·배합사료 전문 제조업체다. 1966년 제면공장을 짓고 1969년 제면공장을 배합사료 공장으로 개조했다.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2003년 사료사업부 기술연구소를, 2004년 제분사업부 기술연구소를 각각 세웠다.

농심이 제안한 경영권 인수금액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5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류원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와 배비용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46.57%에 달한다.

영남제분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업부진이다. 2011년 부산광역시에서 고용우수기업으로 인증받는 등 지방 알짜기업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류 회장의 전 부인인 윤 모씨가 2002년 여대생 청부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사세가 기울었다.

이어 윤 씨가 수년간 호화병실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거래처들이 이탈,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영남제분의 밀가루를 사용했던 롯데제과, 삼양식품, 농심 등 대기업 식품업체들은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납품을 끊었다.

2012년 59억원의 영업이익과 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영남제분은 지난해 32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고 올 1분기에도 25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자체적인 실적개선이 어려운 국면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영남제분의 주력 사업은 밀가루와 배합사료 생산이다. 배합사료는 산란, 육계를 비롯해 양돈, 낙농, 양견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사료와 밀가루는 '해바라기표' 브랜드로 생산되고 있다. 제분과 사료의 매출비중은 각각 57.5%, 42.5%다. 주력사업 외에도 다양한 자회사가 있으나 규모가 크지는 않다.

주요 계열사로는 수입차를 판매하는 에쓰비, 의료기기 제조업체 케이아이웍스, 보호용 테이프 생산업체 초이스 프로텍, 계란생산·유통을 담당하는 청림농장 등이 있다. 이들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심은 영남제분 밀가루 생산설비를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적잖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현재 대한, 동아, 한국, CJ, 대선, 삼화, 삼양 밀맥스 등 6개 제분업체에서 소맥분을 납품받고 있다.

연간 밀가루 구입액은 1700억~1800억원 가량인데 영남제분을 인수할 경우 자체 공급물량 확보는 물론, 다른 제분업체와의 가격협상력도 올라가게 된다. 밀가루 구매가를 5%만 낮춰도 연간 9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농심의 영남제분 인수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오너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영남제분이 매각하는 설비를 매입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농심이 영남제분에서 발을 뺄 경우 다른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영권 매각은 '진행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면이나 스낵을 생산하는 식품기업을 비롯해 최근 자기브랜드(PB) 제품으로 스낵이나 부침·튀김가루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밀가루 생산설비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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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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