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래소, 지수 사용료 현실화…업계는 당혹

[단독]거래소, 지수 사용료 현실화…업계는 당혹

오정은 기자
2014.06.26 13:55

한국거래소, 인덱스 펀드 지수 사용료 10~최대 50배 인상 논의...자산운용사 '난색'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가 수익다각화의 일환으로 인덱스 펀드(상장지수펀드·ETF 포함)의 지수 사용료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거래소의 일방적인 지수 사용료 인상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자산운용사들에 인덱스 펀드와 ETF의 거래소 지수 사용료를 4bp(0.04%)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매년 정액제로 납입했던 지수 사용료를 정률제로 바꿔 순자산에 연동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지수 사용료를 정률제로 변경해 0.04%로 올리면 운용사별로 기존 정액제 대비 비용이 적게는 10배에서 최대 457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펀드에서 발생한 비용은 펀드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지수 사용료 인상이 운용보수 인상으로 100% 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

특히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용되는 ETF는 타격이 클 전망이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은 0.26%, TIGER200은 0.09%, KStar200은 0.07%의 보수를 투자자에게 받고 있다. Kstar200 ETF의 경우 지수 사용료가 0.04%로 인상되면 운용보수를 50% 이상을 올려야 할 수 있다.

거래소가 지수 사용료를 0.04%로 확정하면 인덱스펀드 운용자산이 큰 자산운용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인덱스 관련 펀드 순자산이 40조원에 이르는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지수 사용료가 160억원에 이르게 된다.

거래소 측은 "그 동안 과도하게 낮았던 지수 사용료를 S&P나 MSCI같은 해외 지수사업자 수준으로 현실화하자는 취지"라며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지수사업자들의 지수를 사용할 때 지급하는 보수와 거래소에 지급하는 보수의 차이가 커 이를 좁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공공기관으로서 지수를 공급하는 한국거래소와 MSCI, S&P같은 민간 지수공급업체를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KOSPI 200 지수의 경우 지수 자체가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어 거래소가 과도한 수익창출을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KOSPI200을 비롯한 각종 지수는 지적재산권에 해당되며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 동안 낮은 비용으로 사용했던 지수 사용료를 이제는 현실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사용료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글로벌 수준으로 갑작스럽게 사용료를 인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수십 배에 이르는 수수료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펀드 시장에 타격을 주고 무엇보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ETF 시장에는 치명적일 거란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가 펀드 설정액 감소로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는 와중에 거래소는 지수 사용료 인상 카드를 내놓았다"며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지수 공급업체에 준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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