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700억 CB 투자분 4년 만에 두 배로 회수…블록세일 주관 KDB대우·도이치
한국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 해체과정에서 취득하게 된금호석유(145,900원 ▲8,200 +5.95%)화학 지분 14.05%를 시장에서 블록세일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현재 시가로 3700억원 규모인데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40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이 지분 매각을 위한 거래 주관사로 KDB대우증권과 도이치증권을 선정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STX그룹의 해체 여파로 1조4474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는데 이번 금호석화 지분 매각으로 손실을 일부라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STX로 인한 문제 외에도 동부그룹의 부실화 여파가 올해 은행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일단 현금화 가능한 유가증권을 팔아 손실을 막고 예상되는 이익 규모를 지키자는 게 홍기택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은 2010년 5월 경영개선약정(MOU)을 맺은 상태에서 이 회사가 발행한 CB(전환사채)를 인수해 2011년 말 보통주로 전환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당시 2000억원 규모의 CB 중에서 약 1700억원 어치를 인수해 현재의 14.05% 지분으로 전환해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주당 20만원대를 넘어 당시에 지분을 팔아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단일 최대주주로서 시장에 지분을 매각하면 박찬구 회장 일가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현금화를 보류해온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8만원대 후반에서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블록세일을 계획하면서 주관사단에 4000억원 이상의 현금 확보 주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투자했던 1700억원(주당 3만9657원)을 4년 만에 2.3배 이상으로 회수하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지분은 박찬구 회장(6.67%) 일가가 보유한 24.26% 수준이다. 개인 주주로는 박찬구 회장보다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자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이 더 많은 지분(10%)을 갖고 있다. 하버드 경영학 석사(MBA) 출신의 박철완 상무는 회사 내에서 차기 오너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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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올 1분기 1599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다소 만회한 모습이다. 홍기택 회장은 올해 6000억원의 순익 전망을 내놓았고 이 목표는 동부그룹 등의 구조조정 여파를 최소화할 경우 달성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