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기금 대체투자 딜레마

[기자수첩]연기금 대체투자 딜레마

심재현 기자
2014.07.10 18:00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실은 최근 결원이 생긴 두자리 가운데 한 명밖에 충원을 못했다.

대체투자 부문에서 적절한 인재를 찾는 게 운용 자체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관리자급뿐 아니라 실무자선에서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만성적인 구인난, 심각한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다.

수급 불균형의 1차 원인은 대체투자시장의 급성장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률에 비상이 걸린 연기금들이 대체투자 규모를 빠르게 늘린 결과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국민연금마저 대체투자 비중이 지난 5년 사이 2.5배 늘었다.

여기에 협소한 인력풀은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투자처인 주식·채권 분야가 아니다 보니 투자 경험이 있는 전문가 자체가 많지 않다.

최근에는 국내 대체시장 수익률 저하로 무대가 해외로 확대되면서 전문가 찾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연기금 한 관계자는 "기업투자나 부동산 투자 분야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인프라 투자 영역은 인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인력 부족 현상이 운용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투자는 실물자산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어떤 투자 대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리스크가 큰 만큼 주식과 채권 투자보다 더 많은 인력과 촘촘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가 없어 적은 인력이 떠맡다 보니 투자 판단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대체투자 비중을 15%대 수준까지 늘린 공제회들의 경우 빙판 위에 올라선 심정이다.

5%대의 회원 이자 지급률을 맞추자면 대체투자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전문가가 부족해 투자 판단을 내릴 때마다 아슬아슬한 심정이다.

대체투자 딜레마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늘리긴 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운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이 중장기 계획과 달리 지난 3월 말 기준 8.47%(34조3267억원)로 지난해 말(9.4%)보다 줄어든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민간 자산운용사와 달리 연기금의 투자 실패는 고스란히 국부 감소로 이어진다. 시장 한 관계자는 "결국은 인력 확보전"이라며 "추상적으로 인력 확충을 말할 게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구체적인 확충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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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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