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입가경이다.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제3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를 둘러싼 미디어 신경전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지상파 광고 총량제를 비롯한 지상파 광고 규제 완화 방안이 새로 구성된 방통위의 중점 추진 과제로 담겨 있다.
지상파 방송 광고 규제가 풀리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탓일까. 바로 다음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보유한 신문사들이 일제히 지상파 특혜 논란을 제기하며 비판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자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방송협회가 "종편 겸영 신문사들은 악의적인 여론몰이를 중단하라"며 반박 성명서를 냈다. 방송협회는 전날 "중간광고나 지상파 초고화질(UHD) 상용화 등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다"며 더 얻어내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통위 정책이 미디어간 '밥그릇' 혈투장이 돼버린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방송 광고 시장 흐름을 외면한 채 정치적 이유로 종편 사업자를 무더기로 합류시킨 방통위의 업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새 방통위의 청사진에 파워(?) 없는 사업자와 이용자는 소외됐다는 점이다. 지상파 총량제 도입 등은 핵심과제로 제시됐지만 유료방송 업계가 그토록 숙원했던 지상파재송신 제도 개선 과제는 빠졌다.
이는 방통위가 2010년 10월 전담반을 구성,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왔던 현안이다. 수년째 방송 블랙아웃(재송신 중단)과 법정소송 등 사업자간 갈등이 이어져왔지만 정부가 이를 방치해왔다.
방송 광고 규제 개선 과제도 그렇다. 당장 중소 PP(방송채널)업계에서는 형편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료방송 광고 총량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상파 총량제 도입이 가져올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이같은 반발을 우려한 듯 방통위가 유료방송과 차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시장중재 및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방통위가 시장 분쟁의 촉발자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신사에 대해서는 더욱 비정하다. 수차례에 걸친 영업정지와 과징금 처분 등 강경 제재로 일관하다 현안 이슈에서는 대놓고 방송 편을 들고 있다. 방송과 통신업계가 대립하고 있는 700MHz 주파수 분배 정책이 대표적이다.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차관급 정책협의체를 구성키로 합의했다면서 상임위원들은 공공연하게 지상파 방송을 편드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러니 이용자 권익이 지켜질리 없다. 시민단체 등에선 이번 방통위의 정책 방향에 대해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건네 듯' 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광고규제 완화와 UHD 방송용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방통위의 주장이 다수 국민의 생각보다는 방송시장 참여자 일부의 주장만을 대변했다는 비판이다.
독자들의 PICK!
방통위가 중앙행정기관의 하나라면 국민이 바라는 것, 정책이 최종 수혜자인 이용자(시청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기준으로 정책을 세워야한다. `힘 있는 방송 사업자'에 앞서 진정으로 방송통신 이용자의 권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위원회는 불가능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