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개최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0.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지난 8월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 금리인하다. 이번이냐 다음번이냐 시기에 대한 전망만 갈렸을 뿐 비교적 예상된 기준금리 인하였음에도 시장은 묘한 배신감에 휩싸였다. 배신감의 대상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수장으로 선임된 이래 정부 공조에 협조적이고 예상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총재로 시장에서 평가돼 왔다. 적어도 지난 달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는 발표 직전까지 이 총재의 '교란 작전'이 만만치 않았다고 일부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국내 한 증권사의 채권 애널리스트는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였지만 막판 이주열 총재가 했던 발언들은 이번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며칠 전 시장 상황을 보면 연초이래 지속된 채권시장 강세 흐름이 끊기는 듯한 조짐이 있었다. 지난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채권시장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8bp(=0.058%포인트) 가량 반등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뜻한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로도 추가 인하 기대감에 기록적인 채권 금리 하향 추세가 이어져 왔지만 금통위를 1~2주 앞두고는 시장이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금리 수준이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데다가 금통위 경계감도 작용했겠지만, 솔직히 '이 총재 스탠스가 아리송하다'는 것이 다수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심경이었다. 이 총재가 이 기간 동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공조에 순응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국감에서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최 경환 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 이후 시장 움직임이 안타깝다"며 "한은 독립성에는 정부 협조가 필요하며 상대방 기구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독립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지난 10일(미국 워싱턴 현지시간)에도 정부와 시각차를 묻는 질문에 “방점을 찍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막판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금리가 인하됐다.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금리 인하 결정 자체의 옳고 그름 이전에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이 총재의 스탠스를 바탕으로 채권시장이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참가자들과 '소통'이란 측면에서 좀더 신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