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사업에서 원리금 회수, 선순환 효과 기대

군인공제회가 부진사업으로 분류했던 부산 해운대 호텔 및 주거타운 건립 사업을 8년만에 정리하면서 투자원금과 이자 등 3550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말 건설·부동산 전문 CIO(최고투자책임자·부이사장)를 선임한 지 한 달여 만에 거둔 첫 성과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의 시행사인 LCT PEV가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신용보강을 받아 중국 수출입은행에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받기로 하면서 투자 원금과 이자 일부로 3550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해운대 엘시티 사업은 해운대 일대에 101층 규모의 레지던스호텔과 85층 규모의 주거타워 2개 동을 건립하는 총 사업비 3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군인공제회는 2007년 2월에 브릿지론(급한 상황에서 활용하는 일시적인 자금 대출)으로 이 사업에 3346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이던 투자금 상환 만기일까지 3000억원이 넘는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군인공제회는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브릿지론 자금 3000억원 이상이 장기간 묶이면서 안팎의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부동산 투자금 회수 문제로 집중 추중을 받았다. 국회 등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2002년 이후 76곳의 부동산PF 사업에 5조5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중 35개 사업에서 3조2000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군인공제회는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부진사업 정상화를 위해 2012년 2월에 부진사업관리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집중 관리에 나서는 한편 지난해 12월 건설·부동산 전문 CIO를 영입하며 대대적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금 회수 작업에 착수했다. 또 금융투자부문과 건설부동산부문으로 운용조직을 이원화해 부동산 투자와 자금 회수 전문화를 꾀했다.
지난해 말 선임된 신인수 건설·부동산 CIO는 두산건설 SOC사업부장, 남광토건 토목본부장, 다산컨설턴트 베트남 지사장, 대구 동부순환도로 대표 등을 거친 건설전문가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부산 해운대 사업 외에 최근 경기 평택, 경북 경산, 충남 아산 개발 사업에서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했다. 경기 평택 용이동 아파트가 100% 분양되면서 1900억원의 분양대금을 회수한 것을 비롯해 4104억원이 묶여 있던 투자한 경북 경산 중산지구에서 100% 분양으로 지난달 322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충남 아산 오정동 지구에서도 100% 분양을 완료하면서 조만간 투자금을 거둘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군인공제회의 해운대 건설 사업 투자금 회수는 수익률을 따지기에 앞서 '앓던 이'가 빠진 것"이라며 "원금과 이자까지 회수한 만큼 앞으로 투자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