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ner takes all' 나스닥 최고치가 즐겁지 않은 이유

'Winner takes all' 나스닥 최고치가 즐겁지 않은 이유

정인지 기자, 한은정 기자
2015.04.24 11:19

[오늘의포인트]

"Winner takes all(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미국 IT기업들의 선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글로벌화로 전세계 사람들의 소비 성향이 비슷해지면서 기존 내수 시장만 독점했던 미국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글로벌화가 없었다면 애플의 시총이 이렇게 커질 수 있었겠느냐"며 "미국 혁신기업들이 전세계 시총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15년만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구글, 이베이, 넷플릭스 등 신 시장을 개척한 IT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전달되는 열기는 줄었다.

마이크론, 인텔 등 구(舊) 나스닥 대장주들은 PC 수요를 이끌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IT하드웨어 업체들의 단골 역할을 톡톡히 해줬지만 신(新) 대장주 들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많은 부품주를 거느리지 않는데다 국내 IT기업들의 자리까지 뺏을 위험이 있어서다.

때문에 나스닥과 국내 IT주의 주가 상승을 동일시 할 수 없고,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IT기업들이 승자가 될 수록, 모든 것을 가져갈 우려가 있다는 것.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지수는 23일(현지시간) 전날대비 0.4% 상승한 5056.0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직전 최고치인 2000년 3월 10일 5048.62포인트를 15년만에 경신했다.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 주가는 다음날 출시되는 애플 워치에 대한 기대감에 0.82% 올랐고,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는 1분기 호실적 발표에 3.77% 상승했다. 페이스북도 0.83%, 구글은 1.42% 상승했다.

반면 국내 IT 기업들은 소폭 약세다. 24일 오전 10시52분 현재 삼성전자는 0.55% 하락하고 있고, NAVER는 0.59%, LG디스플레이는 2.07% 하락세다.

송기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6가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6 판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갤럭시6의 예약 판매량이 30만대였는데 실제 팔린 것은 21만대로 추정되고 있어 판매량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나스닥 IT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국내 IT기업들에게 호재가 될 수 없다는 것.

미국에서 '잘 나가는' IT주들은 소프트웨어 기반 기업들은 많은 국내 증시에서는 그런 주식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도 마이크론, 인텔 등 하드웨어 IT주는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했다"며 "하드웨어 IT주들은 현금흐름도 좋고 돈도 잘 벌지만 지금은 성장성, 꿈, 미래에 점수를 주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너무 낮고 전세계적으로 저성장이다보니 새로운 성장 동력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는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그런 주식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 국내 증시도 '키 맞추기' 관점에서 상승할 여력이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IT주들도 원/달러 하락, 반도체 가격 호조로 실적이 좋고 미국 증시가 오르면 키맞추기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 본부장도 "시장 자체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싸다"며 "기업들의 실적, 배당성향도 좋아지고 있어 비싼 주식들은 조정받겠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조정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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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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