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뭐 막장 드라마죠. 근데 가장 큰 문제는 둘 중 누구도 그룹 정상화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폭로전'을 방불케 했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롯데의 이미지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8일부터 지금까지 벌써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 기간 동안 두 형제는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예순이 넘은 나이에 지난달 동생이 아버지에게 맞았다는 말을 입에 올리기도 했다.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 오너 일가가 보여준 행동에 대한민국은 이제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상호출자 금지 대상인 대기업 계열회사에 외국 법인을 포함하는 일명 '롯데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정부까지 나서 "롯데를 지켜보겠다"는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시민단체에서는 '불매운동'까지 제기되고 있다. 폭로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본어로 대화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며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굳어지는 모양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까지 악화됐다. 롯데그룹 주력계열사인롯데쇼핑(133,000원 ▲11,200 +9.2%)은 롯데마트의 영업적자 전환과 백화점 및 홈쇼핑의 영업이익 급감에 지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확산될 우려까지 있어 향후 실적 개선 전망도 불투명하다.
롯데그룹에 대한 위기감은 주식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후 지난 7일까지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 7곳(우선주 제외)의 주가는 평균 2.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의 2배 규모다. 10일에도 롯데쇼핑이 8.5% 급락한 것을 비롯해 롯데케미칼(-6.44%), 롯데손해보험(-1.84%) 등이 하락했다. 게다가 이날 롯데쇼핑에 대해 리포트를 낸 15개 증권사 중 10곳이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정작 강한 위기감을 느껴야할 두 형제는 아무런 '액션'이 없다. 폭로전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주총을 앞두고 표 대결에 집중하는 모습일 뿐 그룹의 이미지 회복이나 경영 정상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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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해결의 '열쇠'로 꼽히던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지고 있다. 호텔에 깔 카펫의 색깔까지 직접 고른다던 꼼꼼하고 치밀한 그의 모습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사태가 이 지경으로 흘러오는 동안 한 번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
이제 롯데의 운명은 고스란히 두 형제의 손에 달려있다. '이겨도 지는 게임'이 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두 형제의 결단력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