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인택 경희대 사회교육원 경영학과 겸임교수
7년 전 삼성에 다니는 후배로 부터 "형 호텔신라 잘 봐요. 그룹에서는 이미 호텔신라가 계열분리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호텔신라 그룹이 될 거예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삼성의 후계구도가 이슈였는데 호텔신라는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씨가 담당하게 된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관심은 컸지만 주목하지는 않았다. 계열분리가 이익의 증가를 담보할 수 없다는 개인적인 투자원칙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 직접적인 이유는 호텔신라 주식의 더딘 움직임 때문이었다. 호텔신라는 1973년 설립된 삼성그룹 계열사로 증시에 상장된 시기도 26년 전인 1991년이다. 주가가 참 오르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상장이후 20년이 지난 2010년까지도 주가는 늘 2만 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던 호텔신라의 주가가 2010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20년간의 침묵을 무색하게 5년을 쉬지 않고 오르면서 2015년 7월에는 14만3000원까지 올랐다. 2010년 초 주가가 2만원이었으니 무려 7배 이상 주가가 상승 아니 폭등한 것이다.
호텔신라는 업종분류상 도소매로 구분돼 있다. 실제 매출구성도 객실수입 보다는 면세점 판매 비중이 높다. 호텔, 면세점 모두 관광시 접하는 부문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관광산업 관련주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호텔신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원인의 하나는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호텔신라의 주가가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반토막을 넘어 1/3토막이 났다. 주가가 하락하였던 최근 2년간 신라호텔은 그 어느때보다도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벌였기에 더 놀랍다.
현대산업개발과 합작으로 서울 용산에 면세점을 건립하고 있으며, 신라스테이라는 중저가 브랜드를 오픈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젊은 숙박객의 유치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물론 초기투자비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적이 단기에 악화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가의 하락은 예사롭지 않다.
호텔신라의 주가하락의 원인은 해외관광객에 대한 수요예측 실패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기준 국내외래 관광객의 45%가 중국인이다. 중국이 인접한 국가이긴 하지만 너무나 기형적인 구조였다.
관광은 소비의 한 형태이지만 소득의 변화에 따라 가장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소득이 줄었는데 놀러 다니는 인구가 늘어날 수가 없는 것 아닌가? 또 환율의 변화에 민감하다. 2012년까지 국내를 가장 많이 찾은 관광객은 일본인이었다. 그런 일본이 엔저의 여파로 인해 한국방문 관광객이 2012년 352만 명에서 2015년에는 184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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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안감은 생각보다 일찍 그리고 엉뚱한 곳에서 터지고 말았다. 사드배치 등으로 중국의 ‘보복’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국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나라이다.
한국과 중국은 입국이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발급 절차를 조금만 깐깐하게 한다던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보편화되면 중국인의 한국방문은 언제든지 줄어들 수 있다.
수요증가를 예상하고 설비투자를 시행하고 투자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수요가 증가되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례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계속 찾아올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의 결과 호텔의 건립이 급증한 것이다.
호텔신라의 주 사업부문인 면세점도 그러하다. 정부는 최근 2년간 면세점 허가를 크게 늘렸다. 흔히 면세점 하면 신라, 롯데, 워커힐 정도이던 것이 이제는 10개 정도로 늘었다. 당연히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가격이 내려가게 되고 개별업체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1인당 관광수입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2010년 1169달러였던 1인당 관광수입은 2016년에도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잘못된 혹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결과는 늘 3년에서 5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나타나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소비활성화를 위해 카드사용을 장려한 결과는 LG카드 사태를 피하지 못했으며, 2000년대 중반 조선, 해운업의 활황으로 인해 투자를 늘렸던 기업은 2010년 이후 수주감소에 이은 한계기업의 퇴출로 이어졌으며, 국내 건설시장의 한계를 대체하고자 해외건설에 적극적이었던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미수금 증가로 인해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불행히도 호텔신라의 지금이 그러하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의 투자가 항상 이익의 증가로 귀결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호텔신라는 그야말로 국내 대표 기업의 하나이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대변하는 대표기업의 주가하락은 해당기업은 물론 손실을 입은 투자가들이 피해자가 된다.
호텔의 신규설립을 늘리고 면세점 허가를 늘려온 정책당국의 대책이 너무 근시안적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정책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의심부터 하고봐야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부정하기 힘든 불편한 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