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종전?…우리가 너무 낙관적이었어"

"美中 무역전쟁 종전?…우리가 너무 낙관적이었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8 07:49

[월가시각] '美中 무역전쟁 종전' 불발 우려에 다우·S&P ↓…"파월 의장이 달라졌어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 AFP=뉴스1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 AFP=뉴스1

시장이 성급했던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수표'를 너무 믿었던 걸까?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랠리를 펼쳐온 뉴욕증시가 연이틀 하락했다. 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미국 협상대표의 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중 무역전쟁 종전은 바뀌지 않는 '상수'가 아니라 '변수'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때다.

◇'美中 무역전쟁 종전' 불발 우려에 다우·S&P ↓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72.82포인트(0.28%) 떨어진 2만5985.1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표 화학주 듀폰이 1% 넘게 하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2포인트(0.05%) 내린 2792.38을 기록했다. 12거래일 연속 랠리를 펴온 S&P500 기술업종지수도 이날 0.1% 하락하며 상승 행진을 끝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21포인트(0.07%) 오른 7554.5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를 빼고 모두 올랐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해 낙관론을 펴온 도널드 대통령과 달리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가 공개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게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대중 무역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 "미중 정부간 협상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며 “모든 것에 합의가 있을 때까지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테이블에 오른 이슈들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약속으로 해결되기엔 너무나 중대하다"며 "(최종) 합의 전까지 여전히 많은 것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상당한 구조적 변화가 중국 경제에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등과 관련, 더욱 '공평한 경기장'을 허용하는 중대한 구조적 개혁을 (중국에)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매우 매우 근접해있다(we’re getting very, very close)"며 타결을 자신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된다. 최근 시장이 이르면 3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전제로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타결 무산 또는 연기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숀 크루즈 이사는 "그동안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너무 낙관적이었다. 주가는 랠리를 펼쳤고 변동성도 낮아졌다"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늘에야 시장이 현실로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증시 하락을 단순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RW바이어드의 윌리 델위치 투자전략가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급격하게 오른 만큼 조정이 오는 건 당연하다"며 "오늘 주가 약세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달라졌어요"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충돌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인도 공군은 지난 26일 파키스탄 영토인 카슈미르 바라코트 지역의 테러 캠프를 공습했다. 이로 인해 무장병력 300여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인도 공군이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을 공격한 것은 48년만이다.

이에 파키스탄은 이날 인도를 상대로 보복 공습에 나서 2대의 인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인도는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자살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 인도 경찰 40명 이상이 사망하자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그나마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적 메시지가 시장의 버팀목이 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보유자산(대차대조표)축소 프로그램을 끝내는 계획과 관련해 합의가 가까워졌다"며 "내 추측으로는 발표가 곧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자금(달러화)를 회수하는 것으로, 일종의 통화긴축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양적긴축'으로도 불린다. 이 정책이 종료된다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더 이상 대규모 시중자금을 빨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호재다.

파월 의장은 전날 상원에도 출석, 당분간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2.25~2.50%로 동결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은 건전하고 경제 전망도 양호해 보이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흐름에 역행, 상충하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야드니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은 "만약 파월 의장의 목표가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고 지루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는 성공한 셈"이라며 그의 발언이 시장의 예상을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야드니 회장은 "과거 직실적 화법으로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던 파월 의장이 이젠 메시지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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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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