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협상 대표 "전부 합의될 때까지 합의 없다"…인도-파키스탄 군사충돌도 투자심리 부담

뉴욕증시가 이틀째 약세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측 대표가 협상 타결이 불발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면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충돌도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자극했다.
◇美 무역협상 대표 "협상 결과 예측 이르다" 신중론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72.82포인트(0.28%) 떨어진 2만5985.1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표 화학주 듀폰이 1% 넘게 하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2포인트(0.05%) 내린 2792.38을 기록했다. 12거래일 연속 랠리를 펴온 S&P500 기술업종지수도 이날 0.1% 하락하며 상승 행진을 끝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21포인트(0.07%) 오른 7554.5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를 빼고 모두 올랐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해 낙관론을 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가 공개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게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대중 무역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 "미중 정부간 협상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며 “모든 것에 합의가 있을 때까지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테이블에 오른 이슈들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약속으로 해결되기엔 너무나 중대하다"며 "(최종) 합의 전까지 여전히 많은 것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상당한 구조적 변화가 중국 경제에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등과 관련, 더욱 '공평한 경기장'을 허용하는 중대한 구조적 개혁을 (중국에)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매우 매우 근접해있다(we’re getting very, very close)"며 타결을 자신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된다. 최근 시장이 이르면 3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전제로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타결 무산 또는 연기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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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충돌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인도 공군은 지난 26일 파키스탄 영토인 카슈미르 바라코트 지역의 테러 캠프를 공습했다. 이로 인해 무장병력 300여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인도 공군이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을 공격한 것은 48년만이다.
이에 파키스탄은 이날 인도를 상대로 보복 공습에 나서 2대의 인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인도는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자살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 인도 경찰 40명 이상이 사망하자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그나마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적 메시지가 시장의 버팀목이 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보유자산(대차대조표)축소 프로그램을 끝내는 계획과 관련해 합의가 가까워졌다"며 "내 추측으로는 발표가 곧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자금(달러화)를 회수하는 것으로, 일종의 통화긴축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양적긴축'으로도 불린다. 이 정책이 종료된다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더 이상 대규모 시중자금을 빨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호재다.
◇사우디 장관에 조롱당한 트럼프…국제유가 급등
이날 달러화는 강세였다. 오후 4시40분(미국 동부시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12% 오른 96.15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떨어졌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전일 대비 0.53% 내린 온스당 1321.5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통상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유가는 또 급등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을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OPEC이 전혀 개의치 않으면서다. OPEC의 좌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장관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듯 그가 트윗에 쓴 표현을 흉내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4달러(2.59%) 오른 56.9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같은 시간 전일 대비 배럴당 53센트(0.81%) 상승한 65.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트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며 "OPEC은 진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세계는 유가 상승을 수용할 수 없다. 취약하다"고 했다.
이에 당일 국제유가는 3%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이튿날 OPEC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트윗과 상관없이 OPEC은 감산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우리는 진정하고 있다(We are taking it easy)"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하라'(take it easy)는 트윗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우리 25개 산유국들은 석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아주 느리고 치밀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주도의 OPEC은 감산 합의에 따라 올들어 원유생산량을 하루 약 3080만배럴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하루 3160만배럴에서 약 80만배럴 줄어든 수준이다. 러시아 등 비중동 산유국도 감산에 동참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올들어 20%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