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둔탁·유동성 풍부…방어형 성장주 주목"

"경기는 둔탁·유동성 풍부…방어형 성장주 주목"

박보희 기자
2019.04.24 08:55

[전지적 마켓리더 시점]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원

[편집자주] 주식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더해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은 깊어만가고 있다. 호재가 악재가 되고, 다시 악재가 호재가 되는 시장에서 냉정하게 투자의 방향을 잡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을 만나 주식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기가 강한 반등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다. 둔탁한 경기 흐름 속에서 경기와 상관없이 종목별 모멘텀에 따라 오를 수 있는 방어형 성장주를 추천한다."

지난 1분기 국내 주식 시장은 예상외의 선전을 벌였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우울한 전망 속에서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기간 상승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예상 외의 선전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결국 얼마나 오를지, 더 구체적으로는 어떤 종목이 오를지로 압축된다. 이에 대한 전망은 결국 현재 시점을 경기 순환 그래프 위 어느 지점에 점을 찍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근거로 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시장을 휩쓸었지만, 이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근거로 경기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설사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강한 경기 반등은 힘들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대해 '이익은 하락하고 경기는 둔탁하나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라고 정리했다. 박 연구원은 "합의 후 지난해 나빴던 것에 대한 자율 반등의 성격으로 좋아질 뿐 경기의 강한 반등은 없을 것"이라며 "대형주, 경기민감주, 화학, 철강 등은 이번 사이클에서 많이 오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의 상황을 지난 2012년과 비슷하다고 봤다. 당시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국내 상황 역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돈을 버는 이들은 있었다.

박 연구원은 "당시 유럽의 장기 대출프로그램, 마이너스 금리 등 시행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도 "대신 말단의 중소형주들은 어마어마하게 올랐는데,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 중에는 소위 '대박'이 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지금이 이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종목별 접근을 강조하는 이유다. 박 연구원은 방어형 성장주, 그 중에서도 코스닥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박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이 올해의 키 포인트"라며 "당장은 풍부해지는 유동성에 주목해 대형보다 중소형주, 종목 위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기와 상관없이 자체 모멘텀 만으로 성장하는 화장품, 게임, 바이오 업종들, 그중에서도 섹터 모멘텀이 있는 것들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매 흐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은 반도체, 자동차 등 특정 종목들을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다른 신흥국들보다 한국 주식을 선별적으로 사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며 "경기보다 기업 자체의 변화나 업종에 따라 사고있어 외국인이 돌아왔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선별적으로 살만한게 있고 지금 가격이 싸서 더는 주가가 빠지지 않는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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