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위험자산 '주식'과 안전자산 '금' 이례적 동반 강세…실질경기 개선 안되면 주식 조정올 수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금·채권)과 위험자산(주식)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상반된 자산시장을 넘나들며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는 5월의 부진을 모두 회복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한 6월 전세계지수(ACWI)는 6.4% 상승했다. 이는 1987년 ACWI 지수 설정 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증시 대표지수 기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국가도 많다. 글로벌 시장에 금리인하 불을 지핀 미국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신고가 행진 중이다. 미·중 무역 분쟁 반사이익을 본 브라질·러시아·호주 등 자원수출국들도 상승세다.
주목할 점은 6월 글로벌 증시보다 안전자산인 금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금 시세는 지난 6월 한달간 8.6%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강세를 지속해 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42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8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뉴욕증시에서 앵글로골드(30.5%) 하모니골드(25.7%) 배릭골드(23%) 등 주요 금광 관련주도 급등했다.
하지만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장기간 동행은 불가능하고, 어느 쪽으로든 승부가 나게 돼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약보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와 연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 주식 시장은 지난 6월 글로벌 평균(6.4%)보다 낮은 4.4%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7월 들어서는 하락(-0.9%)하고 있다. 5일 코스피 지수가 0.09% 오른 2110.59, 코스닥 지수가 0.42% 오른 694.17로 각각 마감했지만, 하루 하루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대세 상승세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은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투자자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 올렸지만,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면 주가 하방을 키우는 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저점을 다지고 그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이 시작된 것은 글로벌 경기부진이나 향후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뉴욕 연준의 경기침체 추정치 상승, 글로벌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하락 등 모든 지표가 경기침체를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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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연구원은 "시장은 연내 3차례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근거가 널려 있다"며 "샴페인이 일찍 터진 증시에서 실망감이 표출될 가능성(조정장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반 강세인 현재 상황은 결국 통화정책과 실물경기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완화적 금융환경이 실물경기를 개선시키지 못하면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내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이 미국 경기여건 불확실성 확대로 해석되면 금 가격 상방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